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발생해 혼비백산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필자의 아이들도 전기코드 플러그에 젓가락을 쑤시거나 귀속에 뾰족한 물건을 집어넣고 나서 아파서 자지러지는 바람에 병원으로 달려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의외로 가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으로 생각되는 가정에서 어린이 안전사고 10건 중 7건이 일어나고 있으며 해마다 사고율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감시시스템(CISS)’에 수집된 최근 3년간 위해사례는 총 18만1천627건이다. 그중 37.4%인 6만7천951건이 14세 이하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건수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2011년 2만732건, 2012년 2만2천907건, 2013년 2만4천312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안전사고 주요사례를 살펴보면 방 안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침대나 가구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사고로 뼈에 금이 가는 등 부상을 입는 사고가 많다. 또 장난감이나 구슬, 단추, 동전을 삼켜 기도에 걸려 질식하거나 단추형전지, 강력자석을 삼켜서 내장 손상, 장폐색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상사고도 많이 발생하는데 정수기와 커피포트 등 주방가전제품이나 다리미, 전기고데기 등 고온의 전열제품에 접촉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압력밥솥에 어린이가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가정에서 압력밥솥을 사용할 때 주방이나 거실바닥 등에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의 접근이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
약품이나 살충제, 표백제 등 가정용 화학약품에 의한 어린이 중독사고도 많이 발생하므로 가정에서 약품, 화학제품 등의 보관과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도 있다.
이밖에 가정용 블라인드 줄로 인한 질식사고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고 창문이나 가구 등에 손가락이 끼이거나 믹서기, 칼 등 주방용품에 의해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견에게 아이들이 물리는 사고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소비자원 조사에 의하면 한 해 500∼600건에 이른다.
애완견에 물리면 열상이나 찰과상, 타박상 등의 상처를 입어 병원치료를 요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세균감염 등 2차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미국은 매년 4백만건 이상의 애완견 물림 사고가 발생하는데 해마다 5월에는 미국수의학회, 질병조사국 등이 공동으로 ‘전국개물림예방주간(National Dog Bite Prevention Week)’ 을 개최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대부분이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실내생활이 길어지는 겨울철에는 아이들 안전에 문제가 있는 물품의 보관과 관리, 주변환경에 더욱 신경 써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가정에서부터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명문 한국소비자원 경기지원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