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성남시 ‘빚탕감 프로젝트’

빚더미 벼랑끝 서민들에 ‘희망햇살’

▲ 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 22일 킨스타워 7층 대강당에서 열린 ‘빚탕감 프로젝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0년 7월 악성 부채가 많아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을 선언하고 초긴축 재정을 운영했던 성남시가 시민·사회·종교단체와 연대해 서민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빚탕감 프로젝트’을 통해 서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빚탕감 프로젝트’는 시민 성금으로 장기 연체 부실 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강도 높은 추심에 고통받는 서민의 빚을 청산하는 범사회 연대 모금 운동으로 미국의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WS·Occupy Wall Street)’가 금융인들의 탐욕에 반발해 2012년 11월 시작한 빚 탕감운동인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를 본떠 시작됐다.

주빌리는 특정 기념주기를 일컫는 말로, 일정 기간마다 죄나 부채를 탕감해주는 기독교적 전통에서 유래했다.

지난해 9월 첫 발을 뗀 성남시의 빚탕감 프로젝트가 대광사, 도시개발공사, 산업진흥재단 등에 이어 성남시 관내 대형교회들로 이어지며 확산되고 있다.

성남시 관내 지구촌교회, 판교샘물교회, 분당우리교회 등 25개 대형교회의 목사들은 2월 12일 오전 7시 판교 메리어트 호텔에서 조찬 간담회를 열고 성남시 빚탕감 프로젝트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교회는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여 오는 4월 고난주와 부활절에 헌금을 모아 전달하기로 했다. ‘빚으로부터 고통받는 서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경제적 재기를 돕기 위한’ 기독교계의 빚탕감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것이다.

뜻있는 작은 교회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성금모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실상 죽은 채권을 소각함으로써 악성 채무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구제할 수 있다”며 사회적 약자 구제에 기독교계가 동참하기로 한 뜻에 환영과 감사를 전했다.

 

▲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22일 야탑동 탄천종합운동장 이벤트홀에서 ‘빚탕감프로젝트’ 모금 운동과 부실채권 파쇄 퍼포먼스를 벌여 1천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현재까지 각계각층의 자율적인 빚탕감 프로젝트 릴레이 성금모금으로 539명의 빚 33억원이 탕감됐으며 총 3천여만원의 성금이 모여졌다.

성남시는 빚탕감 프로젝트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금융복지상담센터를 설치해 행정적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채무로 인한 위기가정 무한돌봄연계서비스, 신용회복위원회와 연계한 개인워크아웃 등 서민의 회생과 자활에 필요한 금융상담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성남을 만드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성남산업진흥재단과 ㈔희망살림은 1월 22일 오전 정자동 킨스타워 대강당에서 18곳 기업 대표와 임직원, 이재명 성남시장, 박권종 성남시의회 의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억8천만원 상당의 악성 채권 파쇄 행사를 했다.

파쇄한 채권은 성남의 한 채권매입추심업체가 기부한 10년 이상 장기 연체 부실 채권으로, 빚에 시달리던 서민 300명이 구제됐다. 18곳 중소기업과 성남산업진흥재단은 이날 2천200만원 성금을 모아 전달했으며, 앞으로 10억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매입·처분할 계획이다.

성남시의 빚탕감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12일 ㈔희망살림과 종교단체협의회, 기업체, 전통시장 상인회, 성남시, 성남시의회, 시 산하기관 등으로 구성된 범사회 연대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 1월 22일 성남산업진흥재단과 (사)희망살림이 진행한 ‘빚탕감 프로젝트’에 참여한 관계자들이 4억8천만원 상당의 악성 채권을 파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범사회 연대는 이날 성남시청 광장에서 6곳 채권매입추심업체가 기부한 10년 이상의 장기 연체 부실 채권 26억원 어치를 소각해 171명을 구제했다.

종교계도 빚탕감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대광사(대한불교 천태종)는 지난해 11월 23일 법당 앞에서 2억5천만원 어치의 악성 채권을 소각해 68명을 구제했다.

모금 운동도 활발하게 펼쳐져 시 산하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임직원 성금 1천만원을, 성남지역 18곳 기업은 이번에 2천200만원 성금을 모았다.

글=문민석·강현숙기자 사진=성남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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