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드러지는 목소리~ 관객들 트로트에 취하다
여왕이 귀환했다. 무대는 황홀 그 자체였다.
기세등등하던 동장군도 그녀 앞에서는 힘을 잃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경기일보가 주최한 ‘여왕의 귀환, 장윤정 콘서트’가 2월 7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두 회 모두 3천500석이 매진될 정도로 ‘장윤정 열풍’이 고양시에 강하게 일었다.
공연은 무대를 가리고 있던 흰색 커튼이 사라지고, 무대 중앙에 장윤정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장윤정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여러분! 안녕하세요.
장윤정입니다”라고 운을 떼자,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장윤정은 첫 곡 ‘첫사랑’에 이어 색소폰과 바이올린 화음이 더해진 자신의 히트곡 ‘불나비’와 ‘사랑아’로 무대를 장악해 나갔다.
이어진 관객들과 대화에서는 장윤정식 입담이 본색을 드러냈다. 20대부터 80대까지 공감하는 주제로 입담을 과시하자 관객석은 웃음바다가 돼버렸다.
이후 그토록 기다렸던 장윤정 최대 히트곡이자 데뷔곡인 ‘어머나’ 전주곡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야광봉을 든 채 일제히 일어났다.
그리고 장윤정과 관객은 하나가 됐다. ‘꺾기 창법’의 달인 장윤정의 진가가 드러난 레퍼토리가 이어졌다. 일명 트로트 메들리. ‘정 주지 않으리라’, ‘유정천리’, ‘나그네 설움’, ‘번지 없는 주막’은 합창에 가까웠다.
1부 마지막 곡 ‘그 겨울의 찻집’이 끝난 뒤, 2부 시작 전 남성 듀오 ‘나무’의 게스트 무대가 마련됐다. 깔끔한 양복 정장을 차려입은 나무의 등장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2부는 초혼으로 시작됐다. ‘살아서는 갖지 못하는, 그런 이름 하나 때문에, 그리운 맘 눈물 속에, 난 띄워 보낼 뿐이죠∼’ 장윤정은 “최근에는 초혼을 들으려고 내 콘서트에 오시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혼과 열정을 담아 부른다고 강조한 것이다.
‘올래’와 ‘어부바’로 관객들의 혼을 빼놓은 장윤정은 ‘뜨거운 안녕’으로 분위기를 잡은 뒤, ‘내 나이가 어때서’로 콘서트 대미를 장식했다.
앙코르는 예정된 시간이었다. 장윤정과 헤어지기 아쉬운 관객들이 연신 앙코르를 연호했다. 기다렸다는 듯 장윤정은 무대에 올라와 ‘잘못된 만남’과 ‘빗속의 여인’을 댄서들과 연이어 열창했다.
이 곡을 마지막으로 관객과 장윤정은 다음 콘서트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2시간 내내 서서 콘서트를 즐겼다는 김소아씨(55·여)는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남편과 보냈다”며 “주위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소리치고, 춤을 추니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장에는 민족 대명절 설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노부모와 함께한 40~50대 중년 부부들이 많았다.
또한 최성 고양시장과 선재길 고양시의회 의장, 신선철 경기일보 회장, 임창열 킨텍스 대표이사, 이봉운 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이사, 김승호 농협중앙회 고양시지부장 등도 부부동반으로 콘서트장을 찾아 즐거운 주말 오후를 보냈다.
글=유제원·김현수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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