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의정부 이미숙무용단

백발의 한국전참전용사들 ‘감동 눈시울’

▲ 보울더대학에서 진행된 이미숙 무용단의 강강술래 공연

1992년 의정부시에서 창단해 수 백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무대를 통해 무용예술을 선보여온 이미숙무용단이 이번에는 미국으로 날아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감사와 위로의 공연을 가져 뜨거운 반응을 얻어 화제다.

의정부 이미숙 무용단(단장 이미숙)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국 덴버협의회(회장 김미혜)의 초청으로  한국전 참전용사 감사와 위로의 공연을 미국 콜로라도주 3개 도시에서 가졌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해외 한국문화예술 소개 지원 사업으로 개최한 이번 공연은 한국전 참전용사는 물론 교포사회의 차세대 젊은이와  입양아로써 자라는 한국동포들에게 한국 고유의 예술문화를 알리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했다.

공연은 첫 번 째로 2월 18일 오후 6시에 보울더시 콜로라도 대학에서 두번 째는 2월 19일 오후 6시30분 덴버 로운트리 아트센터에서, 2월 22일 오후 3시30분에는 콜로라도 스프링스시 샌드크릭 고등학교에서 세 번째로 열렸다.

공연무대는 2시간 동안 1·2부로 나눠 진행했다. 1부에서는 이미숙 단장을 비롯해 단원들이 함께 국가의 태평과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무로 막을 열었다.

태평무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 보존되고 있는 춤이다. 이어 경기민요를 공부하는 국립 국악고 1학년 양은별 학생이 회심곡을 연주하고 이어서 이미숙 무용단의 호남살풀이춤 군무가 화려하게 이어져 정중동의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다음 작품은 춘향가 중 몽룡과 춘향의 사랑을 그린 대목을 춤으로 작품화한 사랑가를 선보여 고국을 떠난지 오래된 동포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어 창부타령과 장고 춤이 신명나게 펼쳐져 객석에서 어깨춤이 덩실거리기도 했다.

 

▲ 위)덴버아트센터 장고춤 공연, 아래 왼쪽부터) 부채춤 공연, 이미숙 단장, 공연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는 참전용사

잠시 휴식을 취하고 2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는 작품으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춤이라 할 수 있는 부채춤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이어서 경기민요와 경기 수건 춤이 이어졌다.

경기 수건춤은 이미숙 단장의 솔로작품으로 공연되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한국인으로서 깊은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정중동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어서 2009년 9월에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된 강강술래(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를 선보여 어린 시절 시골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뛰놀던 모습을 회상하는 기회를 갖게 했다.

휘날레로 아리랑 연주와 함께 풍무악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풍무악놀이는 우리나라 전통타악기인 소고, 장고, 반고, 북 등의 연주와 함께 한국춤이 어우러져 희망과 꿈이 실현되길 하늘에 기원하고 대지에 큰 울림이 되길 바래는 흥겨운 작품이다.

공연을 관람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은 "원더풀, 원더풀, 원더풀!"을 연발했고 일부 참전용사가족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거듭 ‘탱큐!, 탱큐!, 탱큐!’를 외쳤다.

또한,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한국전쟁참전용사회는 지난 2월 21일 있은 모임에 이미숙무용단 관계자를 초청해 감사장을 전달하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위한 감사와 위로의 공연을 마련해 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이들은 수없이 많은 나라에 파병되어 전쟁에 참가했지만 이렇게 수준높은 공연무대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이라며 감사장 전달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전참전용사들은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니라 휴전이라고 강조해 마치 전쟁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마음에 경종을 울리기고 했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는 물론 가족과 해외입양아, 교포와 민주평통 위원들이 참석해 공연이 성황을 이뤘다. 지난 40여년 전에 이곳에 와서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한 교포는 " 전통춤사위를 통해 고향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공연을 주최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덴버협의회 김미혜 회장은 “이번 공연은 정말 뜻 깊고 감동적이었으며 이번 작품으로 전 미국을 순회하며 한국교포와 참전용사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김동일기자  사진=이미숙 무용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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