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천화훼농가 ‘소금공포’… 마사회서 판 관정도 ‘소금물’

과천 화훼농가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
소금에 쩔은 경마장?… “150m 깊이 지하수에서도 소금성분”

인근 농가들 “화초 계속 말라죽어 2차 피해 발생” 주장

마사회 “枯死 인과관계 파악 소송중… 지하수 성분 분석”

과천 화훼농가가 경마장 경주로 소금으로 인한 피해 배상문제를 놓고 마사회와 소송을 진행(본보 21일자 11면)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경마장 인근에 위치한 화훼농가에서 화초가 고사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화훼농가 S씨는 지난 2012년 경주로 소금으로 인해 화초들이 말라죽자, 마사회에서 150m 깊이의 관정을 파줘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화초가 계속 말라죽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S씨는 화초가 말라죽는 이유를 지하수 염분으로 보고 마사회와 함께 성분검사를 실시한 결과, 염분 농도가 기준치 250㎎/ℓ보다 높은 329㎎/ℓ으로 분석됐다. S씨는 지난 2013년부터 900여㎡ 부지에 블루베리 등의 나무와 화초를 재배해 왔으나 최근 모두 말라죽어 1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또 경마장 후문 인근에 위치한 B씨 농장에서도 지하수를 이용, 분재와 화초 등을 재배하고 있으나 지난해부터 500여개의 분재와 화초가 고사돼 1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B씨는 지난해 초부터 분재된 나무가 말라죽어 수질분석을 의뢰했는데 염분농도가 기준치보다 2배에 가까운 441㎎/ℓ로 농업용수 불가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B씨는 마사회의 경주로 소금 때문에 지하수가 오염돼 분재가 죽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S씨는 “지하 150m 깊이의 지하수에서 소금성분이 나오는 것은 경마장 일대 모든 지하수가 염분으로 오염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현재의 지하수로는 화훼농사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과천화훼협회 관계자는 “과천 경마장 인근에는 수백여 화훼농가가 화초와 분재 등을 재배하고 있는데, 지하수 오염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마사회는 농토가 죽음의 땅이 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장 인근 화훼농가의 화초고사는 인과관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라며 “2차 피해는 민원이 제기돼 현장확인과 함께 지하수 성분을 분석한 상태”라고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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