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가르며 2만명 ‘화합의 레이스’
봄가뭄을 해갈시킨 단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내딛은 1만여 마라톤 동호인들의 힘찬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경쾌했다.
국내·외 1만여 마라톤 마니아와 3천여 자원봉사자, 직장 및 클럽 동료, 가족 등 2만여명이 함께 한 경기지역 최대의 마라톤 축제인 ‘제13회 경기마라톤대회’가 4월 19일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시와 ‘충효의 고장’ 화성시 일원에서 펼쳐졌다.
경기도와 수원시, 화성시, 경기일보사가 공동 주최하고, 경기도육상경기연맹·수원시육상경기연맹 공동 주관, 경기도의회, 경기지방경찰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체육회, 경기도생활체육회 등이 후원한 경기도 유일의 풀코스 공인대회인 경기마라톤은 풀코스와 하프코스, 10㎞, 5㎞ 등 4개 코스로 나뉘어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마라톤 마니아는 물론 케냐, 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외국인과 장애우 등을 포함한 내·외국인이 함께 달리며 마라톤 축제를 즐겼다.
이날 오전 8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회식에는 공동 대회장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 채인석 화성시장, 신선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 이찬열·김용남·박광온·김상민 국회의원, 강득구 도의회 의장, 오경석 경기농협본부장, 안재근 경기도육상경기연맹 회장, 김희수 수원시육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진우 수원시의회 의장, 윤종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대표이사, 이원성 경기도생활체육회장, 최규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도·시의원 등 각급 기관·단체장들도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남경필 지사는 대회사에서 “경기마라톤대회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수원시와 ‘길이 열리는 도시’ 화성시를 달리는 유서깊은 대회”라며 “마라톤은 1등보다 완주의 가치를 높이사는 스포츠로, 참가자 모두 건강을 다지며 완주의 기쁨을 누리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대회 남자 풀코스에서는 자브론 카라니(31·케냐)가 2시간40분40초로 아베 마사유키(일본·2시간41분14초), 사엔 동(태국·2시간43분45초)을 제치고 우승하는 등 1~3위를 외국인들이 석권했으며, 여자 풀코스에서는 이금복씨(49·성남시 분당구 정자동)가 3시간08분14초를 마크하며 1위로 골인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나만의 우표만들기, 안마봉사, 수지침 봉사, 건강검진 부스운영과 기아자동차 모닝 승용차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돼 참가자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제공했다.
경인지방우정청 최다 참가단체
“행복한 하루… 더 나은 우정서비스 제공 다짐”
“시원한 봄 비를 맞으며 신나게 달릴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앞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우정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월 19일 열린 제13회 경기마라톤대회에 3년 연속 최다 참가단체로 꼽힌 경인지방우정청은 백기훈 청장을 비롯해 경인지역 우체국, 우편집중국, 물류센터, 본부 임·직원 등 750여명이 참가, 시원한 봄 비를 흩날리며 즐거운 레이스를 펼쳤다.
이날 백 청장이 직접 10㎞ 코스를 1시간20분만에 완주하는 등 5㎞와 10㎞, 하프코스 등에 도전한 경인우정청 임·직원들은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자신이 도전한 코스를 모두 완주하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지난 2010년 개청 이후 9회 대회부터 경기마라톤에 매년 참가하고 있는 경인우정청은 이날 직원 외에도 가족과 동료 등 200여명이 응원차 대회장을 방문, 1천명에 가까운 직원과 가족들이 축제 분위기를 달궜다.
또 경인우정청은 이날 수원종합운동장 내에 마련된 부스 등에서 마라톤에 임하는 각오를 가족에게 미리 적어두거나,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해준 고마운 분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 마라톤이 끝난 후 엽서가 배달되는 편지쓰기 이벤트와 코스별 수상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얼굴이 들어간 나만의 우표를 제작해 선물, 1만여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백 청장은 “이제 경기마라톤은 매년 4월마다 임·직원과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경인우정청의 대표 봄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임·직원이 경기마라톤에 참가,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도민을 위한 ‘우정맨’이 되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브론 카라니 男 풀코스 우승
궂은 날씨로 기록 아쉬움 2시간20분대 진입 목표
케냐 국적의 자브론 카라니(31·전국마라톤협회)가 제13회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카라니는 남자 풀코스 레이스에서 2시간40분40초를 기록해 일본의 아베 마사유키(2시간41분14초)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카라니는 선두그룹을 형성하다 40㎞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 독주 끝에 1위로 골인했다.
카라니에게는 이번이 두 번째 풀코스 마라톤 완주로, 지난해 경주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풀코스 남자부에서 2시간31분12초로 우승을 차지한 게 첫 완주였다.
이번 대회에 기록단축을 목표로 참가했지만,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의 영향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카라니는 “몸상태가 나쁘진 않았지만, 기록이 기대에 못미쳐 불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카라니의 모국인 케냐는 대부분이 해발 2천200m 이상인 고산지대다. 어릴 적부터 이곳에서 줄곧 지내온 카라니는 선천적으로 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
마라톤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심폐기능이 뛰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카라니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달 입국해 대전 계족산에서 오전·오후 두 차례로 나눠 하루 4시간가량 강훈련을 소화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레이스 초반부터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면서 기온까지 떨어져 레이스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기록 단축에 실패했지만, 앞으로 2시간20분대 진입을 목표로 더욱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금복 女 풀코스 우승
마라톤은 생활의 활력소 부상없이 꾸준히 즐길터
“앞으로도 건강하게 꾸준히 마라톤을 즐기고 싶습니다”
제13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풀코스에서 3시간08분14초로 우승을 차지한 이금복씨(49·성남시 분당구 정자동)는 결승선 통과 후에도 지친기색 하나없이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48번째 풀코스를 완주했다는 이씨는 “촉촉한 봄비를 맞으며 달리다보니 상쾌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수원과 화성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기마라톤은 급경사가 없고 대체로 완만해 달리기 너무 좋은 코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위장병으로 고생하던 지난 2002년 지역의 체육대회 계주에 선수로 참가했다가 지인의 권유로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후 마라톤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병도 사라졌다는 그는 성남에서 주 4회 조깅을 통해 체력을 다져왔다.
지난 4월 5일 열린 2015 KTX 광명역 통일 전국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그녀는 “처음에는 건강을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생활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며 “마라톤을 즐기다 보면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처럼 좋은 결실을 맺으면 뿌듯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자신과 싸우며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은 이씨는 “이제는 기록 경신보다는 부상없이 오랫동안 마라톤을 즐기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경기마라톤대회에서도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도록 꾸준히 운동하며 마라톤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글=경기일보 특별취재반 사진=김시범·전형민·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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