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현대 문화예술시장 예찬

대체로 문화예술이란 우리의 인식 지평을 넓히고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며, 오락보다는 상위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문화예술 시장은 다양한 예술적 시각이 공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롭고 훌륭한 창작품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도록 도와주며, 소비자와 예술가의 취향을 더욱 세련시키고 잊혀져가는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여 널리 알리는 등의 뚜렷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기술혁신을 비롯한 다양한 경제적 요인과 시장(市場)은 문화예술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르네상스 이후로 예술가들 역시 사업가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요인에 종속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경제적 환경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그 노력은 부와 명성을 위한 노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미학적 야심을 잘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데에 있다고 보겠다.

현대에 있어서 예술 활동은 점차 장르 상호간의 경계가 무너지는 추세이며 중간적인 예술분야가 새롭게 생겨나기도 한다. 또한 시장의 부(富)는 다양한 취향에 호소하는 다양한 종류의 예술 작품의 생산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예술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시장 환경의 변화, 특히 온라인의 발달은 예술가들의 내적 창조성이 외부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여 그들의 감정과 스타일의 표현 영역을 더욱 확대시켰다. 예술시장이 무한대로 커지면서 각 예술가들에게 알맞은 특정시장을 찾기가 쉬워진 것이다.

시장의 파이(pie)가 커지면서 예술가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취향의 잠재적 압박에서도 해방되었다. 인디음악 뮤지션들처럼 그들은 자신의 취향을 마음껏 즐기며 유행을 선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예술시장에서 주류의 취향을 거부하는 것도 이전 시대보다 훨씬 더 쉬워졌다. 온라인의 확산은 예술가들이 비평가나 예술소비자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했으며, 시장의 감식안을 바꾸기도 했다.

이는 예술소비자의 취향을 다양화 했고 향상시켰다. 일례로 우리나라 대부분의 규모 있는 공연축제에서 인디음악인들이 빠진 축제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 음악은 거대한 새로운 취향을 형성하였다.

한편으로 이러한 현상들이 문화를 타락시키고, 끊임없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현대시장이 문화생산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문화의 상품화는 비판능력을 질식시키고, 소외를 야기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온라인 환경으로의 시장 변화는 예술이 번성하는 데 유리한 토양임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예술창조활동이 더욱 더 다양하고 왕성하게 벌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공연티켓 판매액 기준으로 최근 10년간 약 300%의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온라인은 저비용의 열린 시장을 만들어냈으며, 이로 인하여 문화예술의 다양성은 증대되었다. 이 시장을 통해 얻게 된 부는 예술가의 내적 창조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외적 제약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고, 새로운 예술적 양식과 스타일의 다양성을 부추겼다.

온라인의 진화와 확산, 그리고 이에 따른 시장의 팽창은 승자독식의 틀이 유난히 견고한 문화예술시장의 구도를 깨는 혁명적인 변화를 이루어낼 것이다.

박평준 삼육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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