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첨지에 울고… 춘향이에 웃고… 수원화성 성곽서 노닐다
해학과 풍자로 무장해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마당극 무대가 수원 화성을 물들였다.
5월 16일 오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제3회 수원화성 유랑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화성재인청 보존회가 주최·주관하고 경기일보가 후원한 이번 콘서트에는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5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공연을 마음껏 즐겼다.
콘서트는 오후 3시 창룡문에서 시작해 수원시무형문화재전수회관, 장안공원을 유랑하며 3시간 동안 펼쳐졌다.
올해는 각 시대상이 반영된 고전·근대 문학 작품을 재구성한 마당극 3편과 잡귀를 내쫓고 복을 불러온다는 의미가 담긴 쟁강춤, 살풀이춤 등을 선보여 신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첫 무대인 창룡문 공연은 김정수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김 대표이사는 “올해 3회째로 열린 유랑콘서트처럼, 앞으로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수원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하며 콘서트의 시작을 알렸다.
곧이어 무용수 최현희 씨가 선보이는 쟁강춤으로 공연이 본격 막이 올랐다. 경쾌한 장단에 어우러지는 부드러우면서도 절도있는 동작은 관람객의 감탄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마당극 ‘신판춘향가’는 원작에 현대인들이 즐겨 쓰는 말과 음악을 녹여 어른은 물론 아이들의 눈높이도 만족시켰다. 특히 무대 중간 배우들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등 ‘관객참여형’으로 구성해 재미를 더했다. 웃음으로 가득했던 첫 무대는 배우들과 관객들이 신나게 춤을 추며 마무리됐다.
두 번째 무대는 수원시무형문화재 야외공연장에서 열렸다. 먼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인 김복련 (사)화성재인청보존회 이사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살풀이춤을 선보였다. 느리지만 흔들임 없는 몸짓과 나비의 날개짓처럼 우아한 흰 수건의 움직임은 관객들의 집중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이어 하층민의 비애를 그린 현진건의 소설 <운수좋은 날> 을 재구성한 마당극 공연이 이어졌다. 인력거꾼 김첨지와 아픈 아내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슬프게 표현해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운수좋은>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수원시민들의 쉼터인 장안공원에서 장식했다. 무용수 최현희 씨의 쟁강춤으로 시작해 김유정의 소설 <봄봄> 을 각색한 마당극 공연으로 마무리했다. 봄봄>
점순이와 결혼하기 위해 봉필의 집에서 머슴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 ‘나’의 우울한 모습은 웃음을 안기면서도 동시에 강자에게 늘 당하는 약자의 비애를 느끼게 했다. 이 공연을 끝으로 3시간 동안 이어졌던 유쾌하고 감동적인 콘서트도 막을 내렸다.
이번 무대를 연출한 신현숙 감독은 “올해 공연은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누구나 아는 문학 작품을 재구성한 마당극 공연을 중심으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수원 시민들이 문화예술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더 좋은 공연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글 _ 이관주기자 사진 _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제공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