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경제성장률 2%대 추락 현실화 가능성 힘 받는 ‘추경 편성·기준금리 인하’ 카드
중동호흡기중후군(메르스) 확산으로 가뜩이나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 부진에다 내수시장마저 침체가 이어질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방어에도 급급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함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 메르스 직격탄 올해 경제성장, 2%대 추락 가능성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메르스 확산 이전, 주요 경제관련 기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2~3%대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3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0%로 하향 조정, 사실상 2%대 성장을 예측했다.
KDI는 당시 4대 구조개혁의 성공, 기준금리의 1∼2차례 추가 인하, 세수결손 미발생 등의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3.0%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개혁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고 세수결손도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겠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는 각각 3.0%와 3.1%다. OECD 수정 전망치는 지난 3일, 한은의 수정 전망치는 4월에 나왔다. 메르스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전망들이다. 따라서 소비심리 위축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되면 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더딘 내수 회복에 메르스 치명타
메르스 확산 사태는 그나마 나아지고 있던 내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메르스 공포 확산으로 다중 이용 시설을 찾은 인파가 급격히 줄고 있다. 대형마트, 음식점, 영화관뿐 아니라 역세권, 터미널, 중심상가 지역 등에도 공동화 현상을 맞고 있다.
특히 여행·관광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국내 최대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의 한국 여행 취소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6개월째 0%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점차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던 정부의 기대와 달리 계속 주저앉을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 소비 부진에서부터 투자까지 전반적으로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2%대도 담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 추경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주장 제기
이런 가운데 경기 부양 효과가 큰 추경 편성 필요성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현재 연 1.75% 수준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고심하고 있다.
기준 금리 인하 압박 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지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경기 반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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