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유도의 ‘스타 산실’
실업유도의 최강으로 꼽히는 안산시청 여자 유도팀이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05년 12월 30일 창단된 안산시청 여자 유도팀의 출발은 이용호 감독과 이현경 플레잉코치, 김봄 선수 등 3명으로 구성된 초미니팀이었다.
초라한 출발(?)이었지만 데뷔 첫 해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창단 후 4개월 뒤에 열린 2006 춘계 전국실업유도최강전에서 플레잉코치인 이현경이 +78㎏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63㎏급 김봄이 은메달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현경 코치는 당시 3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국체급별 유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고 도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도 했다.
안산 관산중에서 7년간 꿈나무 선수들을 육성하며 지도력을 검증받은 이용호 감독은 창단 이듬해 48㎏급 정지선, 57㎏급 김미화, 70㎏급 최영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새로 영입해 국내·외 대회서 잇따라 우승하며 여자 실업유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2007년 안산시청은 다마스쿠스 국제유도대회서 정지선과 김미화, 이현경이 체급 우승을 차지하고, 최영민이 3위를 차지하는 등 출전 선수 전원이 입상해 국제 유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 이현경은 전국체전 무제한급서 우승하고, 정지선이 추계 실업유도최강전과 탐라기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2008년 48㎏급 김혜숙과 78㎏급 조현주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 안산시청은 그해 12월 제8회 탐라기 전국유도대회에서 창단 후 첫 단체전 패권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어 52㎏급 이태경과 57㎏급 정혜미, +78㎏급 우정민이 가세한 2009년에는 태국국제오픈대회서 정지선, 이태경, 정혜미, 김미화, 우정민이 우승하는 등 금메달 5개, 동메달 1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탐라기 대회에서 단체전 2연패, 최고 권위의 대통령기대회 단체전 준우승으로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했다.
2010년 국가대표인 70㎏급 황예슬과 +78㎏급 이정은, 기대주인 57㎏급 소미의 가세로 한층 전력이 강화된 안산시청은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 대회에서 맹위를 떨쳤다.
황예슬은 2010 수원 마스터스 국제유도대회와 제4회 동아시아선수권, 몽골월드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KRA 코리아월드컵 등 5개 국제 대회서 잇따라 우승하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고, 이정은도 몽골 월드컵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 대회에서도 2010 그래미컵 전국유도대회서 첫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 개인전서 7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가세로 일약 전국 최강으로 군림한 안산시청은 황예슬이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오스트리아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여명컵 대회 단체전 2연패, 회장기 대회 첫 우승, 추계 전국실업연맹전 우승 등 단체전 첫 3관왕에 오른것을 비롯, 새로 팀에 합류한 63㎏급 명지혜와 청각장애인 선수인 78㎏급 홍은미 등이 전국대회서 팀 창단 후 역대 최다인 9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올림픽의 해’인 2012년은 안산시청으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황예슬이 아시아선수권 2연패에 이어 런던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8강에서 패하며 5위에 머물러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여명컵에서 창단 후 첫 단체전 3연패를 한 것을 포함해 추계 실업연맹전, 체급별대회서 잇따라 우승해 역시 3관왕에 올랏고, 개인전서도 10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서 황예슬이 3연패를 달성하고, 이정은이 +78㎏급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서는 황예슬이 개인·단체전 2관왕, 이정은은 단체전 우승의 개가를 올렸고, 소피아 하계농아인올림픽대회에 출전한 홍은미는 70㎏급과 무제한급을 동시에 석권하면서 2관왕에 오르는 등 국제 대회서만 7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국내 대회서도 개인전서만 12개의 금메달을 합작하는 등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해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해 여자 최경량급인 48㎏급의 국가대표 정보경이 가세한 안산시청은 국제대회 우승은 없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서 이정은과 정보경이 은·동메달을 따냈고, 올해 유러피안오픈 대회서 정보경 우승, 여명컵대회 단체전 우승 등으로 좋은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안산시청은 평소 선수들과의 신뢰와 소통을 중시하는 이용호 감독의 지도철학을 바탕으로 상록구 사동에 자리한 전용 훈련장에서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나뉘어 6시간 이상의 강도높은 훈련으로 기량을 다지고 있다.
선수단의 인화·단결과 인성을 중시하는 이용호 감독 특유의 친화력과 ‘매의 눈’으로 재목감을 찾아 영입하는 안목이 어우러진 안산시청은 여느 기업팀 못지않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안산시의 뒷받침도 전국 최고의 여자 실업유도팀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안산시청은 이처럼 안산시와 안산시유도회, 지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되돌려 베푸는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3년째 시민과 유도 유망주들을 상대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각종 대회를 통해 받은 포상금을 쪼개서 지역내 중학 유도부 팀에 쌀과 용품 등을 기부하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소피아농아인올림픽서 2관왕에 오른 청작장애인 선수인 홍은미는 관산중에 500만원 상당의 훈련 용품을 기증, 성적 뿐 아니라 선행에서도 금메달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각종 국내·외 대회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안산시청에게 아직 남은 목표가 있다면 바로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1년 뒤 열릴 리우올림픽에서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이용호 감독과 이현경 코치를 비롯, 6명의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오늘도 매트를 굵은 땀방울로 적시고 있다.
글=황선학기자 사진=안산시청 여자 유도팀 제공
[인터뷰] 안산시청 여자 유도부 감독이용호
“우리팀 선수 올림픽 금메달 간절한 소망”
Q 창단 10년 만에 여자 실업유도 최강으로 군림한 비결은.
A 먼저 우수선수 영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시의 뒷받침과 제종길 시장님을 비롯한 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선수·지도자간 신뢰감을 구축하고, 현재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지도한 것이 효과를 봤다. 아울러 지역내 관산중 출신 선수들을 연계 육성한 것도 기량향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Q 본인의 지도 철학과 선수 지도에 있어서 어느 점을 중시하고 있나.
A 유도는 인성과 예를 중요시 하는 투기종목으로 확실한 목표를 가진 선수만이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꿈이 없는 선수는 선수가 아니다’라는 신념으로 선수를 지도하고 있으며, 분명한 자신의 포부를 가진 선수를 영입하고자 했다. 목표의식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소통을 통해 정신력을 키워주고 목표를 심어준다.
Q 팀을 운영함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훈련여건과 선수 수급 등 보완할 점은.
A 안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예산적인 부분도 있지만 멘탈의 지원이 많다. 우리팀이 성적을 거두면 시청 내부망으로 홍보를 해주는 간부도 계시고, 시장님께서 바쁘신 가운데도 불구하고 훈련장을 찾아 격려해 주시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더 많은 우수선수를 확보하고 싶은게 감독의 욕심이다. 특히, 우리팀 선수가 6명 밖에 안돼 8체급인 단체전 경기에서 상대팀에게 2패를 안고 시작하게 돼 우승문턱서 주저앉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
Q 지도자로서의 바램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A 우리 선수들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선수생활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유도는 투기 종목이라 여자선수들이 선수생활을 오래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취미활동도 즐기고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해 사회에 나가서도 자립할 수 있는 준비를 잘 했으면 한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올림픽에서 우리팀 선수가 정상에 우뚝 서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줬으면 한다. 내년 리우올림픽에서 정보경, 황예슬, 이정은 선수가 이 꿈을 이뤄줬으면 좋겠다.
글 =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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