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조망 사이로 ‘평화의 바람’ 경기서 강원까지 ‘은륜 물결’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자전거 마니아 2천500여명의 라이더들이 비무장지대(DMZ)의 청정길을 달렸다.
경기도와 강원도, 행정자치부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 경기일보, 강원도민일보, 코레일관광개발이 공동 주관한 ‘2015 뜨루 드 디엠지(Tour de DMZ) 평화누리길 자전거퍼레이드’가 지난 4월 30일 연천·강원 지역 DMZ 일대에서 펼쳐졌다.
이 행사는 그동안 경기도 민통선 일대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경기, 강원 두 광역지자체가 접경지역 발전을 기대하며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남경필 경기지사, 최문순 강원지사, 김규선 연천군수, 이현종 철원군수, 신선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김중석 강원도민일보 사장, 김광철 경기도의원,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등 주요 내·외빈이 참석해 안전한 라이딩을 당부, 격려했다.
자전거 행진은 전국에서 몰려든 마니아와 동호회원, 외국인, 주한미군, 군 장병 등 2천500여명이 안전을 위해 A, B, C 세 그룹으로 나눠 페달을 밟으며 평화통일을 염원했다.
이들은 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며 연천군 신망리역, 신탄리역, 철원군 백마고지역, 월정리역 인근 DMZ 평화문화광장을 돌아 노동당사를 거쳐 다시 연천공설운동장으로 돌아왔다.
특히 군사분계선에서 2㎞ 정도 떨어진 월정리역은 경원선 철도가 끊어진 곳으로 중부전선 분단의 상징으로 철도는 방호벽으로 가로막힌 상태이다. 이 때문에 라이더들은 더 이상 북쪽으로 달리지 못하고 아쉽게 자전거를 돌려야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분단의 땅 경기, 철원 지역에서 평화를 기념하는 자전거 퍼레이드를 개최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남북한 7천400만명이 하나가 돼 자유와 평화를 누릴 통일 대박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경기도·강원도, 행정자치부, 연천군·철원군 등은 평화통일 뜨루 드 디엠지 발전을 위한 공동협약식’을 체결했다. 또 이번 퍼레이드를 계기로 접경지역 동서횡단 자전거 구간(연장 550㎞)으로 확대, 발굴해 해외 선수와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국제대회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글=김창학기자 사진=추상철기자
이모저모
‘도싸’ 회원들 3년째 안전지킴이 자처
◯…도로싸이클동호회인 ‘도싸’ 회원들이 3년연속 안전지킴이로 나서. 이날 대회에 참가한 57명의 도싸 회원들은 대회 참가자들이 원활한 코스 주행을 할 수 있도록 곳곳에서 패트롤을 진행. 대회에 앞서 사전답사까지 진행했던 도싸 회원들은 지난 2013년 대회 시작 이후 매년 참가해 안전한 라이딩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수행.
장근호 도싸 사무국장은 “도싸 회원들은 자전거를 활성화하고 대중화하자는 취지로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시설이 확충되고 문화가 안정화되는 것이 바로 동호인들의 저변되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참가 이유를 설명.
안전한 라이딩 위해 ‘통화·이어폰 NO’
◯…이날 대회에 참여한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회원들이 올바른 자전거 문화 확립을 위한 캠페인을 펼쳐 눈길. 이날 한만정 협의회장 등 회원들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자전거 문화에 동참해달라고 당부.
이들은 ‘음주, 흡연, 과속 NO’, ‘통화, 이어폰 NO’, ‘안전한 라이딩’ 등이 새겨진 현수막을 자신들의 자전거에 부착하고 대회 코스를 주행.
이곳은 ‘지뢰지대’… 남북 분단현실 실감
◯…라이더들은 민통선 도로를 따라 이어진 철조망에 ‘지뢰 지대’라는 문구와 ‘당신은 지금 비무장지대에 접근하고 있다’라는 푯말을 보고 분단의 현실을 실감. 이어 중식지인 DMZ 평화문화광장에서 가쁜 숨을 고르며 철원 특산물 오대쌀로 만든 비빔밥과 미역 냉국을 챙긴 뒤 삼삼오오 둘러앉아 맛있게 식사.
또 이들은 1천명의 밥을 한 번에 지을 수 있는 초대형 솥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웃음만 연발. 특히 광장 중앙에 마련한 토우, 발칸포 등 국산화 된 군 장비를 보며 기념촬영하거나 군 시절을 떠올리며 장병과 환담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
글=정진욱기자 사진=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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