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일어나는 대형사건 사고들 때문에 피곤한 국민들에게 작금의 정치권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신뢰는커녕 먹고살기 바빠서 보지도 못하는 개그프로를 대신해서 재현해 국민들을 실소하게 하고 있다.
봉숭아 학당을 정치권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국민의 민생은 뒷전이고 자기들 권력싸움에만 몰입하고 있으니 나라꼴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봉숭아학당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야당은 비노 친노로 나뉘어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선거패배를 이유로 나가라 당신이 나가라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정치판 느와르를 보는 듯 재미를 선사했다.
곧이어 2탄으로 사무총장을 누구를 뽑느냐로 싸우다 건배로 화해를 하고 상대 당 집안싸움에 잠시 휴전을 하고 속개를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부터는 참으로 야당다운 야당을 찾아보기 힘든 정치판이 되었다.
여당 또한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는 재미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자기들 손으로 뽑은 원내대표를 친박이니 비박이니 편을 갈라서 그만둬라 그만두면 안 된다로 연일 싸우고 있다.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빨리 나가라느니 그만하라느니 심지어 장면의 임팩트를 살리기 위해 욕을 써가며 제제로 된 학당을 연출하기도 했다. 도무지 때를 가리지 못하는 정치판이다. 작년 세월호 참사에 이어서 올해는 메르스 사태까지 국민들은 끝 모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중동여행자 한 사람이 뿌려놓은 남의 나라 역병을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으로 대처해 제때에 막지 못하고 온 국민이 공포에 떨었으며 그 여파가 참으로 크고 넓어서 그 피해가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연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불안감으로부터 먼저 안심시켜야 하는 것이 제일 우선과제이고 대부업체로부터 연 11조를 빚진다는 이 나라 서민들을 위해 어떤 경제적인 해법을 내놓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있어야 정부도 있고 국가도 있는 것 이 기초상식을 다시 인식해야 한다.
잠시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그리스 국가부도위기 사태를 우리는 두 눈 바로 뜨고 직시해야 한다. 그야말로 남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IMF 사태를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는 다행히 슬기롭게 국가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 유럽은 흔들리고 우리경제마저 너무도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데 정치권이 정신 바짝 차리고 국민만을 바라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누구를 의지하고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해야 하는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밉든 곱든 그래도 정치가 살아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기 일에 몰두할 것이고 주머니를 열 것이며 경제가 조금씩 살아날 것이라는 것을 다 아는데 정치인들만 모르는 것 같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엄청난 기세로 막강한 후보들을 제치고 최초로 흑인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연이은 외교적 실패와 실수로 지지율이 폭락하다가 임기 막바지에 이른 지금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만하다.
바로 국민만을 바라보며 다양한 정책보다는 민생을 위한 한 가지만 바로보고 임기를 맺겠다고 선언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이유라고 한다. 우리 정부도 정치권도 지금은 민생만 바라봐야 할 때이다. 계파가 아니라 하나가 되어 장기침체와 피로에 젖어있는 국민들을 깨워야 한다.
제 때에 맞는 추경을 적재적소에 써서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최대로 내고 미국 중국 일본과의 현실적 실리적 외교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며 점점 호전적이 되어가는 북한과의 관계도 잘 설정하여 공포정치로 우리는 물론 세계를 불안하게 하는 김정은 정권이 경거망동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이제 봉숭아 학당을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 시청률을 올려야 한다.
장용휘 수원여대교수•연출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