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0일 한국 사회에 메르스(MERS : 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쓰나미가 몰아닥친 이후 두 달이 흘렀다.
메르스가 이처럼 확산하게 되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각종 매체의 분석에 의하면 단일화된 감염병 관리체계의 부재, 정부의 정보과보호와 비밀주의, 그리고 자기격리에 대한 관리소홀 등 정부와 보건 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 등을 들고 있다.
성숙하지 못한 시민 의식도 문제였다. 격리 환자로 지정되었음에도 격리지를 무단 이탈하는 등 지침을 충분히 따르지 않았다. 정부의 부처 간 의견 조율과 지자체와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메르스 발병 병원을 숨김으로써 수많은 사람이 감염 병원을 방문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의료진과 직원들의 메르스 발병이 유난히 많았던 이유는 비밀 유지와 정보 공개 미흡 등에 따른 것이었다. 격리자들 중 지침을 어기고 격리지를 이탈하거나, 감염 환자를 범죄인처럼 낙인찍고 적대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배려에 대한 우리들의 의식 수준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가족들이 겪을 어려움을 알면서도 스스로 자녀의 초등학교에 찾아가 발병 사실을 알린 환자 가족들, 이들이 겪는 아픔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넓은 마음으로 격려하고 위로해주는 시민들, 메르스 사태 종식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헌신적인 노력을 보인 의료진과 공무원들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제는 메르스를 넘어 일상으로 돌아와 메르스로 인해 침체한 경제 활성화 대책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보았듯이 메르스로 인한 경기침체 회복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를 비롯한 금융기관,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은 여행, 운송, 숙박, 공연, 병의원 등 메르스 확산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일시적 경영 애로 해소 및 경영 안정을 도모하고자 ‘메르스 피해 우려 중소기업 특례보증’을 발빠르게 시행함으로써 이들의 자금난 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올해 초 도입된 ‘V-Plus 보증’을 확대 시행하여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보증조건 우대 및 추가 신용대출을 지원함으로써 미래 성장성 우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활성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 정책의 수행기관으로서,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 중소기업들을 배려하고 소통의 통로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이제 메르스의 종식 선언은 시간문제인 듯하다. 그러나 완치자와 유가족은 물론 메르스가 발생한 병원 근무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함께 국민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뒤따를 때만이 진정한 메르스의 종식이라고 할 수 있다.
메르스 사태를 돌아보며,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위기 극복의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은 반성하고 각자가 구성원으로서 소통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 발씩 나아갈 때 우리 사회의 미래는 더 멋진 모습으로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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