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토순례로 본 살아있는 교육현장

지난 4월 영통중학교와 이의중학교 학생회가 ‘나라사랑 국토순례대장정’ 출정식을 갖고, 5월1일 정동진~용평 구간을 시작으로 국토순례대장정을 시작했다.

‘나라사랑 국토순례대장정’라는 이름 하에1차(2박 3일)와 2차(5박 6일, 여름방학)로 나눠 강원도 정동진에서 학교까지 총 250km에 이르는 구간을 60여명의 학생들이 도보로 순례하는 활동이었다. 헌신적인 봉사에 갈채를 보내고 싶은 여정이었다.

모든 일정을 함께 하지는 못했으나 2차(여름방학) 구간에 합류하여 함께 하는 동안 교사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물심양면의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치 않은 밤새 퍼부은 비로 인해 탄천 주차장에 펼쳐 놓은 텐트가 위태로워 밤새 지킨 선생님들. 한 학생이라도 낙오될 새라 노심초사 한순간도 놓침 없이 곁을 지키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가끔 학교를 방문하여 보는 교실 속 선생님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뙤약볕 아래 지치고 쓰러질 듯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사기 저하가 우려되어서인지 진통제 10알로 지탱하며 시종일관 밝은 표정과 힘을 잃지 않은 힘찬 목소리로 즐거운 여정을 만들어가는 선생님들의 모습이었으며, 진정한 교육자의 살아있는 교육 현장을 보는 듯했다.

이러한 교사들의 인솔로 인해 따르는 학생들 역시 씩씩하고 밝은 표정이었으며 가끔 교사들과 담소를 나누며 도보하는 모습은 요즘과 같이 불미스러운 일이 난무하는 사회 속에서 그래도 아직까지는 희망의 교육현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되고 힘든 여정임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요즘과 같이 교사의 권위가 위태로운 교육 현장과는 달리 진정한 사제지간의 대화와 정(情) 속에서 공교육이 살아있음을 실감하며 기쁨의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시간이었다.

이번 대장정에는 서로 다른 두 학교가 함께 하였다. 혹여 다툼이 있지나 않을까, 타 학교 아이들을 냉소와 차가운 시선으로 보지나 않을까라는 적지 않은 우려가 있었으나 그 걱정과 우려를 비웃는 듯 힘들고 지침에도 투정은커녕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나가 되어 맞춰 가는 발걸음 속에 따뜻한 미소와 한 명 한 명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국토순례대장정이라는 큰 행사를 학생들과 함께 멋진 추억으로 남게 해주신 또 다른 분들이 계셨다.

각 구간별 지역을 갈 때마다 출동하여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호위를 해 주신 경찰관님들. 평소 바깥 활동보다는 책상과 더 친하다보니 도보 중 발에 물집이 생기는가 하면 지치는 학생들을 위해 대기하며 따라 다니시는 구급차 기사분. 초콜릿, 간식거리를 제공해 주시며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학부모님들까지 이 분들의 노고와 온정의 훈훈함으로 더 행복한 여정이 만들어진 듯하다.

무엇보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귀중한 기회를 만들어 주신 교장선생님의 결단력에도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요즘과 같은 안전 불감증에 많은 사고가 따르는 시기에 학생들을 인솔하여 이러한 멋진 계획을 세워 추진하심에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드리며 교장선생님의 뜻을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온몸을 다해 대장정을 마치는 순간까지 학생들과 함께 해 주신 선생님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힘든 여정을 함께 이겨낸 우리 학생들은 국토순례대장정을 통하여 세상을 헤쳐 나갈 걸음을 배움으로써 원대한 포부와 자신감 넘치는 자랑스러운 나라의 기둥이 될 것임을 자부한다.

행사를 계획하고 추진하신 선생님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와 격려의 모습으로 나눔과 배려의 공동체 의식을 보여준 학생들 모두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밝은 미래와 희망이 보이는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의 모습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수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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