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의 비전을 제시한 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융성위원회를 통해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용인문화재단도 이러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적극 공감하고,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문화융성을 위한 정책 진행과정에서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과거와 같은 형식, 즉 ‘갑’의 입장에서 ‘을’이라는 ‘문화’를 ‘무료 혹은 할인 혜택을 통해’ 제공했으니 가서 즐기라는 단순한 지원 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통을 통한 문화융성’, 그것만이 정답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소통을 위한 길은 어디에 있으며 누가 함께 갈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문화재단에서 찾을 수 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문화는 예술은 어려운 시기마다 경제적 논리를 떠나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안겨주었다. 그 현상에 대한 성공적인 결실과 비전이 문화융성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문화재단과 문화융성으로 가는 길 간의 관계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문화융성을 지향하는 문화재단이 현재 전국에 70여개가 있다. 그중에서 특히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에서 설립된 42개의 문화재단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라는 이름으로 소통하고 있다.
혹자는 지역 문화 소통의 중심이 지역 예술인이나 지역 문화원이 되어야 한다는 시각으로 문화재단의 존재를 부정적으로 보기도하지만, 기본적으로 예술인은 예술창작 활동이, 문화원은 향토문화 연구 개발이, 존재의 이유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예술창작과 향토문화를 아우르고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로 사업화시키는 것이 문화재단의 역할이다.
용인문화재단의 경우, 2012년 출범 때부터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이러한 의미를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서 모범적인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매년 용인예총과 민예총 그리고 용인문화원은 용인문화재단과 함께 문화로 소통하고 예술로 하나가 되는 축제를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지역 재단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침 지난 9월 1일과 2일, 양일간 용인포은아트홀 및 용인시 일원에서 ‘지역문화 전성시대, 지역문화재단 사용설명서’라는 주제로 ‘지식공유포럼’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와 (재)용인문화재단이 공동주관한 이 자리는 소통을 위한 열린 축제의 형식으로 펼쳐졌다.
재단 간의 공유 프로그램이지만 그 소통의 중심에 시민들을 참여시킴으로서 정부와 재단과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시간으로 승화되면서 큰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포럼은 배우 조재현이 ‘내 삶의 원동력, 콤플렉스’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는데 이 자리에는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소속 재단 임직원 및 예술인 200여명과 용인시민 300여명이 함께 했다. 한마디로 공공기관과 예술인 그리고 시민이 함께 문화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울러 문화융성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실질적인 성과로 도출된 지역문화진흥법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한 조광호 연구원의 ‘지역문화 정책 환경의 변화로 인해 지역문화진흥 체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제언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참가한 재단들은 지금까지의 보이지 않는 경쟁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수 사례 발표를 통한 정보 공유 및 발전방향 논의의 시간을 이끌어 냈다. 결론적으로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가 용인에서 만나 함께 소통하면서 즐긴 이번 포럼을 통해 문화재단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문화융성을 위한 역할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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