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계좌이동제로 은행을 바꿔보자...-소비자의 금융테크 높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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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거래를 하는 경우 한번 계좌를 개설해 오랜 기간 이용하거나 자동이체를 여러 개 연동시켜 놓으면 다른 은행으로 변경하기가 상당히 번거로웠다. 하지만, 이달 말부터는 이러한 은행계좌를 보다 쉽게 이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 제도가 바로 계좌이동제이다.

 

은행거래를 옮기고자 하는 은행에 가거나, 금융결제원에 접속하여 주거래 계좌의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 요청받은 은행이 기존계좌에 연결된 카드대금, 통신료 및 각종 공과금 자동이체 등을 일괄 이전해주는 제도가 계좌이동제이다. 지금까지는 통장개설 후에는 은행 중심의 통장관리 주도권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거래자 중심으로 보다 쉽게 통장의 관리, 이전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별 금융테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물론, 현재도 은행간 계좌이동을 통해 계좌이동 및 변경할 수 있지만, 공과금, 카드비 등 각종 자동이체 내역을 변경해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달 말부터 시행되는 계좌이동제는 아주 쉽게 가능하다는 것이 이 제도가 갖는 특징이다.

 

통신, 보험, 카드사 등 대형 요금청구기관에 대한 자동납부부터 변경서비스를 시작하고 요금청구기관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스템에서 기존 계좌에 연결된 자동납부 내역을 신규 계좌로 변경 신청 시 5영업일 내에 처리될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시작으로 사실상 계좌이동제 시작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 호주 등에서 실행되고 있는 계좌이동제가 국내에서도 은행 간의 경쟁 촉진의 목적으로 시행되면서 크게 두 가지 흐름에서 소비자에게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첫째는 대형 은행 간의 서비스 경쟁이 일어날 것이고, 두 번째는 시간을 두고 중소 은행 중심으로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 서비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금융사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보다 나은 서비스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대형 은행 간의 경쟁으로 서비스 수수료에 대한 인하 등을 시행 전부터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수수료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 및 상품이 출시되면서 대형 은행간 경쟁과 차별화된 고객 전략으로 소비자에게는 혜택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개인소매 중심의 영업하며 은행간 큰 차이 없이 접근성 위주의 울타리로 고객을 묶어 두었다면, 이제는 서비스와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을 붙잡아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을 거래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전략의 하나로 자신의 금융상품 구성을 새롭게 설정하거나 리모델링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은행 위주로 거래하는 경우에는 은행 이용의 활용 범위를 넓히거나 연계된 다른 증권, 보험, 카드의 거래를 금융거래의 집중화 혹은 다양한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계좌의 통합적 효율적 관리 측면에서 활용하거나 지속적 금융서비스를 받는 전략적 선택과 활용 관점에서 금융사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계좌이동제의 시행이 과거보다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과의 거래가 심화할수록 자주 혹은 생각만큼 이동성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자신에게 적합한 금융사를 통해 지속적 거래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사를 선택ㆍ이용한다는 차원에서 금융소비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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