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문화변방서 문화중심으로, 조기 인재발굴·육성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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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쿠르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고, 11살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얼마 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밝힌 소감이다. 그가 우승한 쇼팽 콩쿠르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최고 권위의 콩쿠르다.

조성진의 우승 타이틀은 조성진 개인의 영광일뿐 아니라, 나아가 우리나라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의 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성진은 11세 때 금호영재콘서트를 통해 데뷔했다.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조성진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피아노 신동이 되었고, 그 신동은 쇼팽 콩쿠르 우승을 꿈꿨다. 어릴 적 큰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성공은 문화예술에 재능 있는 인재 조기 발굴 및 육성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그 중에서도 문화예술 분야는 재능 발굴과 육성이 더욱 중요하다. 책만 읽어서 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조기에 재능을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 이 작은 시작이 개인의 인생은 물론 우리나라 문화예술계 흐름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 지자체 문화재단에서도 지역 예술 꿈나무 발굴 및 육성을 재단의 미션으로 삼으며 중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의 체계화를 추진 및 실행 중이며, 다각적 사업 추진을 현실화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클래식, 뮤지컬, 연극 등 장르별 혹은 지역별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인재 육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용인문화재단은 지난 10월 경기일보, 한국뮤지컬협회 경기도지회와 함께 ‘2015 뮤지컬 스타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꿈나무들의 신선한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무대였다. 본 페스티벌에서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는 뮤지컬 대중화란 트렌드 반영뿐 아니라 대극장이라는 하드웨어를 갖춘 문화재단과 인근 지역에 거점을 둔 대학에 다수의 뮤지컬학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2015 뮤지컬 스타 페스티벌’은 적시성뿐 아니라 지역적 자원을 십분 활용한 예라 할 수 있다. 결선진출자들은 용인포은아트홀에서 공연 예정인 프랑스 오리지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주연배우와의 만남이라는 깜짝 선물을 받기도 했다.

 

물론 한 번 무대에 오르게 해 준다고 해서 인재 발굴이 마무리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필요한 적합한 교육과 꾸준한 지원이다.

 

우선적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문화예술 교육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재단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구성을 통해, 교육에 대한 현실적 부담을 줄이고 더 많은 수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한다. 아울러 예술가의 재능기부를 통한 문화 나눔의 선순환고리 구축 역시 중요하다.

재단은 인재와 예술가를 연결해주고, 나아가 체계를 갖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연장선상으로 문화나눔 사업의 확대 및 네트워크 구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인재 육성을 위한 시스템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술을 통한 국위선양, 먼 나라 이웃나라 얘기가 아니다. 어릴 적 꿈을 이룬 제2의 조성진이 바로 우리 옆집 어린이가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 지자체 문화재단은 과감한 시도와 꾸준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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