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2016년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의 주제어다. 지난 3일 코리아문화수도조직위원회 이순재 선정위원(배우)이 발표한 주제어 ‘숨’은 문화의 본질을 한 글자로 꿰뚫고 있다.
자연도, 사람도, 우리네 이야기도, 살아있는 모든 것은 숨을 쉬며 또한 숨쉬는 모든 것은 살아있는 문화라는 사실이다.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시흥시민들(문화예술인, 청년, 공무원, 정치인 등)이 대화와 토론을 통해 참여하여 주제어를 도출했다.
주제어 ‘숨’은 ‘시흥, 문화로 숨쉬다’, ‘시흥에서 숨쉼’, ‘숨차게 즐겨봐요’, ‘자연의 들숨, 문화의 날숨’ 등 4가지 슬로건으로 발전하며 내년 한 해 동안 문화수도를 다채롭게 표현할 것이다. 우리보다 30년 앞서 문화수도 제도를 도입한 유럽에서도 해마다 문화수도 주최 도시가 주제를 선정하면 전 유럽인이 한 해 동안 함께 생각하고 음미한다.
그 과정에서 유럽은 문화적 통합과 다양성을 함께 얻는다. 내년에 문화수도 시흥시민은 자연과 문화를 아우르는 ‘숨’에 대하여 느끼고 해석하고 표현하는 문화적 시간과 체험을 갖게 된다. 우리 전 국민과 전 세계인도 시흥시민과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코리아문화수도’는 해마다 한 도시를 문화수도로 선정하고, 전국의 문화예술 자원과 역량을 1년 내내 집중시키는 대형 문화운동이다. 이를 통해서 문화의 서울 편중을 해소하는데 목적을 둔다. 지방 주민들도 공평하게 문화 생활을 누리고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문화를 통한 지역발전과 지역재생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서울과 지방 사이의 문화 격차를 그대로 두고 균형발전을 말할 수는 없다. 지방의 취약한 문화 수준은 지방의 도시 브랜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우수한 인력과 자본을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해 먼저 문화 격차를 줄임으로써 다른 격차도 점차 줄여나가자는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첫 문화수도로 시흥시가 선정된 것은 뜻깊은 일이다. 문화라는 소프트파워를 지렛대로 삼아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지역발전을 이루는 획기적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의 문화 인프라와 시민의 문화생활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송도컨벤시아의 연중 다양한 전시회, 부천의 만화박물관과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견주어 시흥에는 이렇다 할 문화예술축제와 공연장이 없는 실정이다.
매년 갯골축제, 물왕예술제, 연성문화제를 개최하지만 지자체가 지원하는 예산과 방문객은 미미한 수준이다. ‘생명도시 시흥’, ‘생태와 자연’을 외치지만 시흥 사람 외에는 거의 알지 못한다. 이처럼 저평가되어 있는 시흥의 브랜드파워를 끌어올리고 시흥의 아름다운 생태와 문화를 알려 격을 높이는 기회로 ‘2016년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을 알뜰하게 활용해야 한다. 시흥시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사전 준비와 홍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시흥시가 우리나라의 첫 문화수도라는 브랜드를 잘 키워나가고 그 열기를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시흥을 대표할 콘텐츠가 뿌리내릴 것이며 이는 지역발전의 자생력으로 작동할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콘텐츠 활성화는 최근 착공을 확정 지은 신안산선 복선전철사업과 소사~원시 복선전철 등 하드웨어 측면의 대형 프로젝트와 맞물려 시흥의 브랜드 가치와 시흥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근육도 계속 사용해야 튼튼하게 자라듯, 시흥의 문화도 지금은 비록 부족할지라도 문화수도라는 기회를 통해 관심을 쏟고 힘을 키워야 한다.
시흥의 문화라는 근육에 자생력이라는 힘이 붙기 시작하면 특색 있고 품격 높은 시흥의 문화융성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시흥시민과 시흥시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 모든 지역의 고른 발전을 위해 ‘2016년 코리아문화수도 시흥’이 성공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대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함진규 국회의원(새누리당·시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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