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하필 설날 앞두고…” 인천 서해5도·강화 주민들 긴장속 침착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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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이 섬 안 대피소를 긴급 개방해 주민 대피태세를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북한 접경지역인 인천 서해5도와 강화지역은 긴장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7일 오전 9시 30분께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오전 9시 33분께 미사일 궤도상 지역인 옹진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시는 백령도와 대청도 등 대피소를 개방하고 주민들에게 대피소로 대피하도록 알렸다.

미사일 발사가 실패하거나 공중에서 폭발할 경우 파편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전 9시 36분께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페어링(덮개)이 분리되고 우리 군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것이 확인되자 공습경보 10분만인 오전 9시42분 실제공습경보가 해제됐다.

 

백령도 주민인 A씨(52)는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소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곧바로 경보 해제 방송이 나와 대피소로 피신하지는 않았다”며 “하필이면 설 연휴 첫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다니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문제 없을 것 같아서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북한 접경지역 주민들도 담담하게 반응했다.

강화 민통선지역인 교통면 주민 B씨(53)는 “이미 어론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조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민통선 주민들은 북한의 잦은 도발에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강화 지역 주민들도 북한 미사일이 국내 상공을 지나 일본 인근 바다에 떨어졌다는 뉴스를 접한 뒤 안심하고 설 명절 준비에 나섰다. 특히 교동면 주민들은 이날 강화장날을 맞아 설맞이 장보기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연평지역 주민들도 공습경보 대상지역에 제외되자 침착하게 평소생활을 이어갔다.

반면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등은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시는 재난안전본부 비상대책반을 강화해 피해보고나 주민동향 등을 파악했으며, 김치원 인천경찰청장은 오전 10시 반께 강신명 경찰청장 주재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해 ‘작전상황반’을 확대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감시와 신속한 대처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서해5도 조업 통제는 없었으며,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연안여객 11개 항로도 모두 정상운항됐다. 항공은 인천~필리핀 노선 1개 항로만 우회비행했으며, 제주~중국항로 1개 노선은 임시폐쇄, 중국발 항로 39편은 우회했다.

김미경·한의동·정민교·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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