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농업, 이제 소비자에 가까이 가야 한다

그동안 농식품유통정책은 산지와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져 왔으나, 최근에 들어서 소비지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이 조금씩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지에서의 계통출하 등 공동화사업이 확대돼 왔고, 산지 도매시장과 소비지 도매시장의 시설개선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소비지 유통과 연계한 정책으로 대표적인 사업이 소비지의 농식품유통센터와 하나로클럽, 그리고 하나로마트 등 소비지로의 농산물 도소매업 확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물류 규모의 경제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으로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와 같은 농식품 광역물류센터 건립 등으로 물류효율화를 제고하는 사업이 이뤄져 왔다.

 

한편 작년에는 공영홈쇼핑인 아임쇼핑을 설립해 농산물전용 TV홈쇼핑 사업을 시작, 농식품 판로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적절한 소비지정책 방향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소비지 유통의 급속한 변화를 고려할 때 아직도 소비지 변화에 따른 농식품유통의 대응은 소극적이다. 여전히 국내 농식품의 생산경쟁력 저하와 그 수요 감소로 인한 소득 정체, 그리고 이에 더하여 지속되는 FTA 확대에 의한 농업농촌의 위기는 여전히 큰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산 농식품 판로의 다양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와 새로운 방법으로 다가가는 농식품의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노력이 없이는 국내산 농식품의 수요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이라는 국가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도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그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를 통한 성과를 이루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이다.

 

현재 소비지는 소매점의 규모화 트렌드에서 소형화, 그리고 온라인 중심, 온라인에서도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매출액이 대형마트 매출액을 추월했고, 온라인쇼핑 중에서도 모바일쇼핑 성장이 대세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SNS 확산으로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시장의 글로벌화로 국경의 장벽이 낮아지고 해외직구와 해외역직구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도시농업의 발달로 생산이 산지에서 소비지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소비지는 매일 매일 변하고 있고, 농업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도시 농업이 기존 농업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고 역할 분담을 통해 전체적인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얻어야 할 것이다. 신선도가 생명인 농산물 생산은 소비지에 가까이 가고, 그렇지 않은 농산물은 기존 농촌지역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며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농식품을 둘러 싼 소비지 시장환경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농식품을 위한 적절한 대응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소비지 시장환경의 변화 속에서, 이미 새로운 방식의 농식품 대상 유통비지니스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러한 것에 대한 국내외 사례를 찾고 그 분석을 통해 향후 농식품의 판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농업의 창조적 변화는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시장을 키워가는 결과를 통해 그동안 농업은 낙후적이고 쇠퇴하는 산업이라는 국민적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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