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자금조달, 융자인가 투자인가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창업을 한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기승전‘돈’이다. 여기서 돈이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돈을 굴리는 법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기본적으로 먹고살아야 하듯이 기업도 먹을 것(돈)이 있어야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요즘 창업이 화두가 되면서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어디가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물론 필자가 몸담고 있는 청년창업사관학교 기업들의 투자유치 소식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이 시점에서 창업기업의 돈이라는 관점에서 융자와 투자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놓고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까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투자(投資)라 함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것을 뜻한다. 융자(融資)라 함은 채무의 일종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일, 또는 그 자금을 가리킨다. 투자는 나의 지분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며, 향후 이익까지도 함께하는 것을 의미하며, 융자는 그야말로 빌려서 갚는 것이다.

 

왜 투자를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창업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향후 이익을 위해 돈을 내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치평가를 통해 창업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에 걸맞은 조건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융자는 이것보다는 절차는 간단하다. 내 돈을 갚을 수 있느냐가 판단의 전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요즘 창업기업이라면 무조건 투자를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필자는 창업기업의 자금조달에 ‘무조건’이라는 방법론은 없다고 생각한다. 깊이 들어가면 지면이 모자라니 결론만 간단하게 내보고자 한다.

 

창업 제품의 사업화를 위해서 자본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투자의향이 충분한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투자나 융자를 고려해보자. 

정답은 아니겠지만, 아래의 세 가지 체크리스트를 고려해보자. 첫째, 향후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내부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인가. 둘째, 기업 내부에 일정하게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이 일어나고 있는가.(즉, 수입이 지속적으로 일정 규모로 일어나고 있는가.) 셋째, 나의 지분을 자금투입과 맞바꾸어 제공할 의향이 있는가.

 

일단 1번이면 가능한 내부적으로 조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2번에 아니오라면 일단 투자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3번에 아니오면 융자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

 

짧은 지면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것이 아쉽지만, 이거 하나만 기억했으면 한다. 투자건 융자건, 내부적으로 동원한 자금이건 들어온 돈은 잘 써야 하고 언젠가는 갚아야 할 돈들이라는 사실이다. 요즘에는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자금조달 방식이 떠오르고 있다. 관심 있다면 한번 검색해보길 바란다. 찾아보기 귀찮으시다고? 밥도 직접 지은 밥이 제일 맛있는 법이다.

 

최원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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