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경제협력 파트너 이란을 주목하자

2년 전 한ㆍ이란 경제 관련 세미나로 이란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안내자로부터 이란의 구전 서사시 쿠시나메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7세기 무렵 멸망한 페르시아 왕족 아바탄은 중국 당나라를 거쳐 바실라, 당시 신라에 와서 신라의 공주 프리강과 결혼을 해 이란으로 돌아온다.

그 후 아비탄과 프리강 사이에 태어난 파리둔이 페르시아에서 아라비아 군을 물리고 조상의 원수를 갚는다는 서사시로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서사시를 발견해 현재 우리말로 번역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연으로 정서적으로 우리나라와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서 한류 분야로서는 ‘대장금’이나 ‘주몽’ 등 연속극에 대한 인기가 높다.

 

최근 이란 핵협상의 타결로 제제가 해제되면서 G2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란을 방문, 지난 2월28일에는 경기도 남경필 지사도 상공회의소 방문단과 함께 이란을 방문했다. 이란의 원유 확인 매장량은 세계 4위이며 천연가스매장량도 세계 1, 2위의 자원부국으로 인구 8천만명 중 70%가 30대 미만, 1인당 GDP가 5천달러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대 중동 주요 수출국이다. 우리나라의 대 이란 교역 규모는 제재 이전인 2011년 174.3억달러였으나 원유수입 축소와 수출 제한으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헤 2015년에는 61억달러로 하락했다. 이란 제재 해제로 기회의 땅인 이란에 대한 수출 길이 열리면서 국내 제조업과 전력, 선박, 철강, 건설업으로 ‘이란 발’ 특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란은 산업의 70% 정도를 정부 국영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생산의 효율성이 낮다. 원유 생산량은 사우디에 이어 중동지역 2위로 GDP에서 차지하는 석유 산업이 28% 정도로 석유 의존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이란에서는 앞으로 1천600억달러 이상의 건설플랜트 프로젝트가 발주 계획이다. 향후 고속철도, 신도시, 댐, 담수설비 및 전력 등의 프로젝트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 인프라도 좋지 않아서 무선통신 분야도 유망하다.

 

이란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산업 협력을 통한 반조립제품(CKD) 방식의 수출 강화가 필요하다. 이란 정부는 내수산업 육성 및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하여 규제를 10개의 범주로 분류하고 10등급에 대하여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수입 규제 및 고관세율을 피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과 합작투자 및 조립 생산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란시장의 선점을 위해 이란 기업들과 공동으로 제3국 진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란은 남부해안 지대를 이용한 물류 출입이 용이하므로 이란 기업의 네트워크와 시장 접근성을 활용해 주변국에 진출하는 거점화 진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란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철도, 선박, 철강 등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인 합작 법인 설립 투자에 나서야 한다.

 

셋째, 한국기업의 이란 진출의 최대 관건은 자금력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란에서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려면 투자자금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이란은 금융시장이 열악하므로 우리나라와 금융협력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이란은 경제제재로 침체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에너지 분야에 총 1천850억 달러, 정보통신기술, 교통, 의료 등의 분야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란 시장을 선점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전략을 세워 수출시장 뿐만 아니라 포괄적 동반자의 관계로 추진해야 한다.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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