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윌슨의 좌우명은 “기쁨을 뒤로 미루지 마라”이다. 그가 말하는 기쁨은 인생을 마음껏 향유하는 즐거움이자 행복이며, 그 증거가 바로 웃음이다. 뿐만 아니라 웃음은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 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웃으면서 사는 인생은 누구나 꿈꾸는 것이다. 행복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역시 웃음이 있는 풍경이다. 웃음은 행복의 여정을 만드는 첫 번째 본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멋진 본능, 웃음. 하지만 우리는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이나 웃었을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은 하루에 열 다섯 번 정도 웃는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은 과연 몇 번 웃을까? 이것이 궁금해서 한국웃음연구소에서 실제적으로 설문조사를 직접 해 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성인들이 하루에 웃는 횟수는 여섯 번 정도에서 일곱 번 정도 웃는다고 나왔다. 미국인에 비하면 우리는 절반도 채 못 미치는 횟수다. 실제로 처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공항에 도착했을 때 ‘한국에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나?’ 한다고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무뚝뚝하고 화난 듯한 인상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가벼운 눈인사는커녕 투명인간이라도 대하듯 시선을 돌려버리기 일쑤다. 그나마 웃을 때도 길게 웃지 않는다. 넉넉히 쳐서 한 번 웃을 때 10초 정도 웃는다고 가정해도 하루에 1분 정도 웃는 셈이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우리가 80년을 산다고 봤을 때 웃고 즐기는 시간이 20일도 안 된다는 애기가 된다. 계산해보니 정말 놀랄만한 숫자다.
하루에 5분을 웃는다고 해도 80년 동안 웃는 시간은 고작 101일에 불과하다. 이는 일하는데 26년, 잠자는데 22년, 근심 걱정하는데 6년 7개월, 화장실에서 3년 반의 시간을 보내는데 비해 턱없이 적은 시간이다. 게다가 하루 5분을 웃는 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얼굴은 7천~8천가지의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 하지만, 평균 서너 가지의 표정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하루 5분 웃음’은 그만큼 힘든 일이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는 웃음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들어왔다. 웃음이 기분이나 좋게 만들어주는 것 외에 실제로도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 웃음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완벽한 ‘한국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체면과 위신을 중요시하고 근엄한 표정을 지으면서 얼굴과 몸이 뻣뻣해져버린 표준 한국어른.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젠 웃고 싶을 때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어른 말이다. ‘아이가 체면을 차리기 시작하면 어른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만큼 ‘체면’에는 사람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버리는 속성이 있다. 이 체면과 위신의 가면은 일단 뒤집어쓰면 쉽게 벗어버릴 수가 없어 아무 거리낌 없이 맘껏 웃고 싶을 때조차 웃음을 방해하곤 한다. 이제 우리는 그 뻣뻣한 가면을 벗어버리고 웃고 싶을 때 마음대로 웃을 수 있는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 오늘 만큼이라도 기쁨을 뒤로 미루지 말자.
한국웃음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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