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시대… 중기 발전·일자리 창출 견인”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기존의 단일 산업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슈가 되는 기술과 기술의 융합 연구, IT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산업에서도 융합은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신성장 동력인 ‘융합’의 가치를 이미 20년도 더 전부터 깨닫고 실현에 옮기고자 한 곳이 있다. 바로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이하 융합경기)이다.
지난 1994년 창립된 융합경기는 그간 도내 중소기업자간 기술ㆍ정보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그 중심에는 융합경기의 원년 멤버이자 현 회장을 맡고 있는 한희준 회장(64ㆍ한신단열 대표)이 있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은 한 회장을 만나 융합경기가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한 회장은 “혁신과 창조, 새로운 가치 창출의 중심에는 반드시 융합이 있다”면서 “경기지역 중소기업 융합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지역 중소기업의 발전과 일자리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Q 아직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융합경기가 어떤 단체인지 간단히 소개해달라.
A 융합경기는 서로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모여 지식과 기술 등 정보를 교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각사가 가진 핵심역량을 하나로 모아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직면한 기업경영상의 문제를 공동 해결하는 장을 마련한다.
모든 기업은 그간 십수년씩 경영을 해오면서 쌓은 노하우들을 갖고 있다. 이를 공유함으로써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우리들의 궁극적인 목표다. 현재 820여개사가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고 이들의 총 매출액은 4조3천800억원, 총 고용인력은 1만7천500명에 달한다.
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왜 융합이 필요한가. 그리고 융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중소기업 융합이란 업종이 다른 중소기업이 서로 다른 경영과 기술 등을 결합해 신기술, 신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분야로의 사업화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인적ㆍ물적 경영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글로벌 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이업종 중소기업간 융합을 통한 고부가가치화, 신사업 창출이 필요하다.
또 융합교류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입수해 경영전략에 반영하고, 최신의 경영정보를 입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에는 회원들이 서로 협력해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점도 융합을 통해 얻는 수확이다.
Q 도내 경제단체의 수장이자 현직 중소기업인으로서 중소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A 인력난이 첫 번째다. 우리 회원사는 대체로 굴뚝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전통적 제조업체가 많다. 그런데 이런 뿌리산업들은 생산직 직원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나 경영환경이 열악한 경기북부지역의 인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매출이나 제품이 탄탄한 기업에서조차 아무리 구인광고를 내더라도 1명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근로자가 없으면 운영이 되지 않을 정도다. 청년실업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는 현실에 비춰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Q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근로자 쿼터제가 운영되고 있지만 현장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A 그렇다. 현재의 외국인고용 허가제는 고용노동부에서 일괄적으로 맡고 있다. 지역별, 업체별 실정에 맞는 인력수급이 어려운 이유다. 이를 일선 시ㆍ군ㆍ구 일선 지자체로 넘겨서 현실적으로 운영되도록 바꿔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중소기업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인력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불법체류자를 고용하게 될 경우 사업주는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될 뿐만 아니라 인력이 없어 생산을 못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실에 맞도록 외국인근로자 고용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Q 융합경기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취임 이후부터 펼치는 ‘융합투어’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A 지난해 회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실시하고 싶었던 것이 중소기업 현장 견학이다. 현장에서 직접 애로사항도 청취하고, 기술과 정보도 교류하고, 회원사간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 목표였다.
여기에 청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까지 목표로 특성화고 학생과 대학생들을 투어에 함께하도록 하고 중소기업 현장 견학은 물론 실제 취업을 위한 현장 면접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융합경기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융합투어에 왔던 한 학생이 “이렇게 탄탄한 중소기업이 있는지 몰랐는데 중소기업 취업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할 때 뿌듯함을 느꼈다. 오는 21일에도 경기 서부지역에서 융합투어를 펼친다. 많은 분이 함께하길 바란다.
A 중소기업에서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전문분야다.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노무, 회계, 법률 등 전문인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아작소는 이런 분야에서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들이 쉽게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추진된다.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이 자문닥터로 활동하면서 기업 경영환경을 맞춤 분석하고 경영, 기술에 대한 애로를 해결해 주자는 것이다.
특히 3년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인력이 왜 부족한지, 수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 경영환경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할 생각이다. 이를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기본자료로 활용한다면 더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본다.
Q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에 나선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A 오는 20일에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아카데미를 개최한다. 내용은 국제회의법이다. 우리 사회에서 회의는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국제회의법대로 진행되는 회의는 사실 찾아보기 어렵다. 글로벌 시대에서 당당히 의견을 내고, 리더로 성장하려면 국제회의법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우선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지만 나아가서는 우리 중소기업인을 비롯해 대학생, 공무원, 일반 직장인들까지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 국제회의법에 대한 이해다. 이번 리더십 아카데미를 바탕으로 국제회의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
Q 마지막으로 경기도내 중소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여러 중소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위기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해 왔다. 우리 연합회를 비롯해 중소기업인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충분히 뛰어넘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뚝 일어서리라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연합회에서도 활발한 융합 활동과 사업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 중소기업인 모두가 더 큰 용기와 희망을 갖고 중소기업 발전의 큰 물꼬를 여는 힘찬 발걸음에 함께 해주길 부탁드린다.
이관주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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