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한희준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장

“기술·정보 융합… 신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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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융합, 서비스융합 등 ‘융합’은 이제 경제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말이 됐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기존의 단일 산업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T·바이오 등으로 대표되는 신산업에서도 융합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신성장 동력인 ‘융합’의 가치를 이미 20년 전부터 깨닫고 실현에 옮기고자 한 곳이 있다. 바로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이하 융합경기)이다.

 

지난 1994년 창립된 융합경기는 그간 도내 중소기업자 간 기술·정보 교류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그 중심에는 융합경기의 원년 멤버이자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한희준 회장(64·한신단열 대표)이 있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은 한 회장을 만나 융합경기가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31년간 숱한 위기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기업을 경영해온 그답게 인터뷰 또한 거침이 없었다.

 

중소기업들 융합으로 뭉쳐야 산다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는 경기지역 단일 경제단체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4개 지회, 37개 교류회에서 820여개사가 활동하고 있다. 회원사들의 총 매출액만 4조3천800억원, 총 고용인력은 1만7천500명에 달한다. 특히 기계·금속, 전기·전자 등 우리 산업의 ‘뿌리’를 이루는 전통 제조업체들이 상당수로, 지역 경제의 뿌리를 이루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회원사들은 모두 융합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쳤다. 특히 수십 년간 기업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다른 단체들과는 다른 융합경기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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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3월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3층 특별행사장에서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경기도 우수 중소기업 제품 판매전’에서 한희준 회장이 참석 내빈들과 함께 전시된 중소기업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한희준 회장은 “서로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모여 지식과 기술 등 정보를 교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기업에서 겪을 수 있는 애로사항을 하나의 일방적 주체가 아닌 회원사들이 모두 힘을 합친다면 더 효율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교류하는 과정에서 회원사 간 유대는 더욱 끈끈해졌다. 융합프라자, 한마음 전진대회 등 각종 행사에 500여명 이상의 CEO들이 참석하는 것도 이 같은 유대감의 발로다. 한 회장은 “비즈니스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회원사 간 사이가 무척이나 돈독하다”며 “행사 하나를 하면 자발적으로 400~500개사의 CEO들이 모이는 자리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기업융합·청년 일자리 창출… ‘융합투어’ 두 마리 토끼사냥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어느덧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돈 한 회장은 그간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융합경기의 위상을 높였다. 대표적인 것은 바로 ‘융합투어’다.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기술융합을 비롯해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자는 의미에서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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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회장 이취임식에서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한희준 회장이 연합회기를 전달받은 모습
한 회장은 “현장의 목소리는 현장에서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취임 이후 직접 중소기업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지난해 4번의 융합투어를 통해 네트워크 구축과 기업애로 해소 등에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주변의 호응이 이어지면서 융합투어는 더 큰 규모로 발전했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함께하면서 중소기업 현장 견학을 통한 인식 개선, 기업현장 면접을 진행하며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둔 점은 한 회장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한 회장은 “최악의 청년실업난과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중소기업들이 앞장서서 청년 취업을 지원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회원사 간 네트워크 구축과 청년 취업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융합투어를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 작은 연구소’ 출범… 경기지역 중기지원 ‘올인’
올해 융합경기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연구소’(아작소)를 꾸린다. 중소기업에서 어려워하는 노무·회계·법률 등 전문분야에 대해 ‘자문닥터’들을 활용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한 회장은 “실질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창출하고 경영 애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며 “대학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분야에 계신 분들이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작소는 식품·기술·회계·법률·전자·IT 등 각 분야에 전문가로 구성돼 경영 및 기술애로를 발굴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한 회장은 “아작소를 운영하면서 한 가지 꿈이 있다.

 

3년간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인력이 왜 부족한지, 수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 경영환경에 대해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다”면서 “820여개 중소기업의 자료를 추출해 분석한다면 기업 애로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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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와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가 공동 주최한 ‘경기 중소기업 희망나눔 바자회’에서 한희준 회장이 서승원 경기중기청장, 이경돈 중진공 경기지역본부장과 함께 협찬품을 둘러보고 있다
中企 융합은 현재 진행형…새로운 기회 창출해낼 것
31년간 현직 중소기업인인 한 회장에게 융합은 경영의 필수 조건이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고, 이를 극복할 방법은 서로 다른 업종의 기업들이 힘을 모으는 것이라는 게 한 회장의 지론이다. 

한 회장은 “인적·물적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이업종 교류’를 통해 힘을 모은다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사업 등 비즈니스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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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16일 열린 중소기업융합경기연합회 21차 정기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한희준 회장
이어 그는 “하나의 중소기업이 가진 노하우가 얼마나 많겠는가. 수십 년씩 경영해오면서 쌓인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기업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그 경험을 지나온 기업에서 도와주면 더욱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여러 중소기업이 휘청거리는 현실에도 희망이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회장은 “우리는 과거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해왔다”며 “중소기업인 모두가 합심해 노력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충분히 뛰어넘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뚝 일어서리라 의심치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글 = 이관주기자 사진 = 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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