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철 인천보호관찰소장이 인천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정신질환 및 중독 대상자 치료비 지원 사업’이 전국 관련 기관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이 사업으로 인해 지역 내 재범률이 줄어드는 등 눈에 띄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몇 년 째 전국 최고 수준이던 인천지역 재범률은 사업 추진 6개월이 지난 올해 들어 급격히 낮아졌다. 지난해 9.26%라는 높은 재범률로 전국 광역 5대 관찰소 등 ‘가’ 등급 12개 기관 중 10위였던 인천의 재범률은 올 1~2월 1.5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 내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 정확히 들어맞으면서 원하던 결과를 얻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정신질환 및 중독 대상자 치료비 지원 사업’ 관심 집중
최 소장은 정신질환을 비롯해 본드와 알코올, 약물 등 각종 중독으로 고통 받고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치료 지원을 위해 인천시정신건강증신센터 등 지역 내 7개 정신건강증신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4곳의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와 2곳의 자살예방센터를 비롯해 12단계치료공동체, 인천마약퇴치운동본부, 지성병원을 포함한 5개 정신의료기관 등도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발로 뛰었다.
최 소장은 “이렇게 지역 내 기관과 단체 등으로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보호관찰 대상자들을 꾸준히 상담하고 치료하면서 자연스럽게 대상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재범률 역시 빠르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잘 될 수 있을까?… 직원들 불철주야 노력 ‘알찬 결실’
최 소장은 지난해 3월 제22대 인천보호관찰소 소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최 소장은 인천에 오자마자 큰 고민에 빠졌다.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재범률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최 소장은 곧바로 대상자들의 세부적인 특징과 현황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대상자 22% 이상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각종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여기에 이들 대상자들의 재범률이 일반 대상자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인천보호관찰소와 인천시가 추진하는 ‘정신질환 및 중독 대상자 치료비 지원 사업’은 이처럼 지역 내 대상자들의 성향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 최우철 인천보호관찰소장과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신규 직원에 대한 임용식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게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지역 내 대다수의 기관들이 이들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쉽게 공감했지만, 이들의 치료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치료와 상담 등을 진행하는 다수의 인력이 여성으로 구성된 탓에 보호관찰 대상자를 직접 만나길 무서워하거나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소장을 비롯한 인천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금씩 시작 해보자’는 마음으로 직접 모든 기관을 방문해 직원들을 설득했다. 대상자 치료와 상담에 몇몇 기관이 나서기 시작하면서 인천보호관찰소 직원들은 상담사 등을 안심시키기 위해 직접 상담에 참여하거나, 상담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직원들의 노력은 20여개 이상의 기관과 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 소장은 “인천에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만큼 모든 직원이 사업을 현실화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관련 기관들을 찾아다녔다”면서 “보호관찰 대상자들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직원들의 노력이 많은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 최 소장을 포함한 보호관찰소 직원들이 지역 내 소외계층 주민들을 위해 고구마를 나르고 있다
보호관찰 대상자들 예상 밖의 호응
인천보호관찰소와 인천시가 보호관찰 대상자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치료와 상담은 크게 8개 단계로 진행된다. 보호관찰소가 대상자를 상대로 심층면담과 각종 검사를 통해 치료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면 전문가의 전화 상담과 가정반문을 통한 정보 수집이 시작된다.
이후 정신질환 여부와 중독 물질 구분 등 세부 분류가 진행된 후 대상자가 갖고 있는 질환과 중독에 대한 진단이 이뤄진다. 전문기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각 대상자의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병원 등은 본격적인 치료에 나선다.
관계기관 실무자들은 대상자들의 사례를 모아 주기적인 회의를 통해 치료 경과와 아쉬운 점 등에 대한 평가도 빼놓지 않는다. 치료가 종결된 대상자들은 맞춤형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일자리까지 찾을 수 있다. 정신건강증신센터와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비롯해 지역 내 의료기관과 지역정신보건기관이 유기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상자 본인도 인정하지 못하는 상황의 정신질환 등을 치료받게 하는 것이다.
사업 초기 이 같은 치료를 거부하는 대상자도 상당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많은 대상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최 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지역 내 사회봉사협력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던 대상자들이 정독 여부와 정도에 따라 알맞은 치료를 받으면서 정상적인 일반 사람 수준까지 호전되고 있다. 관련 기관들 역시 형식적인 업무처리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고 있다.
최 소장은 “치료 지원을 받은 많은 대상자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과 실무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하고 정말 달라진 모습으로 사회에 복귀하기도 한다”며 “보호관찰소와 인천시를 포함한 모든 기관들은 앞으로도 재범률을 줄이기 위해 대상자들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발생이 줄어들면 당연히 인천의 이미지도 개선되고 결국 지역의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로 연결될 것”이라며 “인천 시민들 곁에서 친근하게 녹아들 수 있는 보호관찰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직원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기일보 뉴스 댓글은 이용자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건전한 여론 형성과 원활한 이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사항은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경기일보 댓글 삭제 기준
1. 기사 내용이나 주제와 무관한 글
2. 특정 기관이나 상품을 광고·홍보하기 위한 글
3. 불량한, 또는 저속한 언어를 사용한 글
4. 타인에 대한 모욕, 비방, 비난 등이 포함된 글
5. 읽는 이로 하여금 수치심, 공포감,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는 글
6. 타인을 사칭하거나 아이디 도용, 차용 등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침해한 글
위의 내용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이거나 공익에 반하는 경우,
작성자의 동의없이 선 삭제조치 됩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