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원내대표 경험조차 없는 인물들의 ‘신인왕전’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처럼, 더민주 전대 또한 ‘마이너 리그’로 취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4명이 입후보하여 5일 예비경선에서 1명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정도가 겨우 관심을 끌 정도이다.
하지만 이번 더민주 전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에게 수권정당으로서 미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철학을 보여줄 기회이다.
그런데도 당 안팎에서는 이번 전대가 현재 유력하게 떠오르는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마케팅 싸움 정도로 비춰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여 ‘편안한 전대’를 치르고 내년 대선을 준비한다면 2012년처럼 ‘무난한 패배’로 귀결될 수 있다는 애정어린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권 주자들이 민생을 살려낼 국정운영의 전략과 실현 가능한 정책들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진보정권 탈환 프로젝트로 전대의 성격이 재설정 되어야 한다.
20대국회 개원과 더불어 열린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 123명의 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다짐하던 초심을 잊어선 안된다. 우리가 잘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겸손,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로 물고 뜯어서는 안된다는 단합, 국민이 먹고사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경제. 이것들이 키워드이다.
더민주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지난 4ㆍ13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정확히 읽어낸 다음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한다.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경기 60석 중 40석을 차지하는 등 수도권에서 압승하여 제1당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득표율이 국민의당에 뒤처져 3위에 머물고 텃밭인 호남에서 왜 참패했는지에 대한 성찰적 반성이 필요하다.
더민주가 정권교체를 쟁취해내려면 유능한 경제정당, 책임있는 수권정당으로 체질부터 환골탈태해야 한다. 새누리당 10년 집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려낼 수 있는 대안정당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민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번 당권 경쟁도, 내년 대선후보 경선도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가계부채 1천200조원, 국가부채 600조원이 넘는 빚더미 공화국에 살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 절벽에 막혀 헬조선, 흙수저라고 자조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심화로 상위 10% 고소득층이 국민 전체 소득의 45%를 벌어들이는 ‘아시아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로 전락했다.
이럴 때일수록 더민주가 국민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집권 이후의 미래비전과 구체적 정책대안을 제시해 이번 전대를 계기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더민주가 반기업적 정서를 가진 세력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 헌법이 보장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국민이 “야당에 정권을 맡겨도 되겠다”고 동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젊고 유능한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다퉈 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고, 그들을 강소기업으로 키워내 우리나라를 G7으로 이끌어낼 신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이 필수적이다. 재벌의 불합리한 소유구조, 지배구조, 의사결정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개혁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이다.
더불어 이번 전대를 통해 선출되는 당대표는 ‘더 큰 민주’를 만들어내는 통합의 리더십을 추구해야 한다. 전대 이후 대선이 가까워지면 정치권의 질서가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개혁적 진보세력과 함께 합리적 보수까지 아우르면서 기업, 금융, 과학기술, 문화예술 등 국가경영에 필요한 각 분야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더민주가 가야 할 길은 유능한 경제정당, 듬직한 안보정당, 실력 있는 민생복지정당이다. 이번 전대는 이를 실현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김진표 국회의원(더민주·수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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