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들의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한 보험사는 지금까지 폐사한 가축이 274만여 마리로, 2012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흔히 ‘여름철 범죄’라 불리는 것은 살인, 성범죄, 폭력, 절도 등이다. 한 사회의 안전도를 가늠하는 잣대인 이들 범죄들도 폭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살인은 온도, 습도와 상당한 관계가 있다.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더욱 충동적이고 파괴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살인범죄 중 27.7%가 여름철에 발생하여 겨울철의 21.9%보다 눈에 띄게 높다.
성범죄 또한 여름철이 많다. 노출이 심한 계절이다 보니 몰래카메라가 판을 친다.
관음증에 목마른 ‘피핑톰(Peeping Tom)’들은 지하철, 해수욕장, 물놀이장, 캠프장, 가정집의 과다노출 여성들을 노린다. 성폭력 또한 빈발하는 계절이다. 과도한 노출에 따른 성적 자극, 무더위 속의 음주와 늦은 귀가, 문단속의 허술 등이 큰 원인이다. 특히, 젊은 여자들이 혼자 사는 원룸들은 이른바 ‘발바리’들에게는 매력적인 표적이다. 이런 성폭력은 문단속만 철저히 해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태반이다.
폭력 역시 여름철 범죄다. 체온이 높은 여름철은 간의 대사율이 올라가 알코올 흡수가 빨라진다. 한두 잔 먹다 보면 괜히 시비가 일어나 이것이 폭력으로 연결된다. 술자리에 앉기 전에 “조금만 덜 마시자”라는 다짐만 해도 나와 친구 그리고 내 이웃이 편하다.
절도가 진짜 여름철 범죄다. 이때는 유독 빈집털이가 많다. 피서 간다는 들뜬 기분에 아무런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문 앞에 놓인 신문, 우유 등이 빈집임을 알려주는 징표이다. 손쉽게 침입한 범인들은 여기저기를 뒤져 현금과 귀중품을 챙긴다.
취객을 대상으로 한 퍽치기나 부축빼기도 여름철 범죄에 가세한다. 야간에 창문이 열려진 집을 ‘낚시걸이 범’이 좋아한다. 이들이 가진 장비는 낚싯대 끝에 갈고리를 단 것이다. 낚싯대를 쭉 빼 옷가지를 걸어내고 바지 주머니에 든 현금만 빼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안전에 관심을 갖자. 쉽고도 편한 범죄예방법과 대처법을 체질화하자. 조금 더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려면 인터넷도 한두 번 보자.
폭염 속의 국민행동요령, 몰래카메라 대처법, 여성대상 범죄예방 꿀팁, 빈집털이 예방법, 폴인 러브(경찰과 사랑에 빠졌어요) 등 만화로 된 웹툰(webtoon)들이 넘쳐난다. 본 것은 실천하고 친구와 이웃 간에 공유하자. 막바지 폭염은 우리 시민 모두가 안전 전도사가 되길 원한다.
전대양 가톨릭관동대 교수·한국범죄심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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