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불안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지난달 말 개통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이 계속 삐거덕대고 있다. 개통 첫날부터 단전, 출력 이상, 통신 장애 등 6건의 장애로 1시간 넘게 운행이 중단됐다. 

8월 들어서도 전동차 출입문 센서 이상으로 전동차가 멈춰 섰고, 신호장치 부속품 이상으로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 승객들이 비상 스위치를 눌러 전동차 밖으로 빠져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10일에는 독정역에서 2∼3세 정도로 추정되는 아이 1명의 발이 승강장과 출입문 사이에 끼이는 사고도 발생했다.

 

결국 개통 이후 1주일 만에 약 10건에 이르는 장애로 운행 중단 사태가 반복되자 문제점을 개선하고 안전대책을 강화하려 외부전문가 25명이 참여해 특별안전점검을 했다.

 

점검에선 역시나 문제점이 또 수두룩 발견됐다. 외부 전문가들은 우선 신호·통신 장애 발생 때 안전요원의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점과 비가 올 때 전동차가 미끄러지는 슬립 슬라이드 현상, 새로운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열차관제사 인력 보강 등을 지적했다.

최고 속도구간과 선로 제한속도가 변화되는 일부 구간에서 승차감이 저하되고, 열차 무선장치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점도 문제고, 무선통신설비 고장으로 전동차와 신호시스템 간에 통신이 두절되는 ‘타임아웃’ 상황 발생 때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예비품 확보도 필요하다고 한다.

 

이중 일부는 개선이 끝났지만, 상당수는 여전히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무려 2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첨단 지하철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개통 초기 불안정한 모습은 왜 발생했을까. 지역 안팎에선 무리한 일정에 맞춘 개통이 꼽힌다. 민선 시장 2주년에 공사를 끝내려 7월 말 개통을 밀어붙였다는 이야기다.

 

2호선은 개통 이전에 시험 운행을 할 때부터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5월에는 수동 방식으로 시험 운행을 하던 중 앞서가던 전동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7월에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할 때는 가속과 감속이 급격하게 이뤄지고 곡선 구간에선 쏠림과 반동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무인 경전철의 최고 시속이 통상 70㎞인데 인천 2호선은 80㎞여서 급가속과 감속이 반복되면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문제는 개통 데드라인에 파묻혔다. 문제가 있는데도 결국 개통된 셈이다. 시 공무원 사이에선 “윗선이 ‘7월 중 개통해’라고 했는데, 그 누가 문제가 있으니 안된다고 직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 우리 조직의 문제가 이 같은 문제를 키웠다”는 말이 나온다.

 

교통공사의 대응도 문제가 있다. 당시 교통공사는 ‘신분당선·부산김해경전철·의정부경전철 등 무인 운전 시스템을 적용한 다른 철도기관도 운영 초기 비슷한 장애들이 발생했다’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대응했다. 이처럼 장애가 잇따라 발생하며 일이 커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처음엔 사소해 보이는 고장이나 장애가 결국 대형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주요 설비나 운행 시스템 자체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게 아닌지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고 전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외부전문가의 특별점검이 끝이 아니라 철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

 

조민수 청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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