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미국 대통령 선거 향후 일정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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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2016년 초 미국 시카고에서 총영사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일리노이주의 유력한 공화당 정계인사를 만나, 그 당시에 화제가 되고 있던 미국 대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일리노이주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18년간 역임하고 일리노이주 재무장관까지 역임한 ‘Dan Rutherford’는 필자에게 트럼프(Donald Trump) 캠프에서 본인에게 일리노이주 선거관련 자문역할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는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게 보였던 트럼프가 7월 클리브랜드에서 개최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민주당에서는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가 샌더스(Bernie Sanders) 후보와의 힘든 경쟁에서 승리하여 7월 말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미국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적 아웃 사이더와 최초의 여성 후보 간에 대선일정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1~2%로 좁혀진 가운데 두 후보가 거쳐야 할 가장 중요한 관문 중 하나인 TV토론회가 1차(9.26 오하이오주 데이튼), 2차(10.9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3차(10.19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 걸쳐 진행된다.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다음으로 시청률이 높은 TV토론회는 두 후보의 승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일정으로는 대통령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선거가 11월 8일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주는 55명, 가장 적은 주는 3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선거인단의 총수는 미연방 하원의원(435명), 상원의원(100명), 워싱턴 DC(3명)를 합친 총 538명으로 그중 과반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미 대선과 같은 큰 선거는 많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특히 금번 미국 대선은 막말과 스캔들로 얼룩져 결과를 가름하기가 더욱 어렵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을 점검해 보면 첫째,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강세인 주들의 존재이다. 현재 50개 주 중 약 2/3는 거의 정해졌다고 보는데 대체로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나머지 15개 주 중 부동주(swing states)인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9명), 펜실베니아주(20명), 오하이오주(18명) 등에서 양당의 우세가 판가름 난다.

 

둘째,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현직 대통령의 지지도와 현재 경제 상황이 있다. 현재 퇴임을 앞둔 대통령으로는 예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50%를 상회하고 있고, 미국의 경제상황이 호전되고 있어 현직 대통령과 같은 당인 민주당이 이익을 보고 있다.

 

하지만 11.8 선거인단 선거까지 각 후보자의 실수, 스캔들과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뿐만 아니라, 공화당 후보 결정과정에서 표출되었던 백인중산층의 불만이 어느 정도 11.8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 2017년 1월 20일 취임하는 미국 45대 대통령을 점치기 조심스럽다.

 

김상일 道 국제관계대사·前 주시카고 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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