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 대선 결과가 예상과 달리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승리해, 이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미국 금리 인상 재개 시점이 다소 늦추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 해도 미국 경제의 제반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기조가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 연준의 기조적인 금리 인상 시 미 달러화는 통상 신흥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띠게 되다. ‘미 달러화 강세’는 네 가지 경로로 신흥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신흥국 달러화 차입자들의 재무상황이 악화해 신흥국으로의 달러 신용 공급이 위축된다.
둘째, 원자재 가격 하락을 유발시키고, 이는 원자재 수출국의 교역조건 악화와 미 달러화 차입 수요 증대로 이어진다. 셋째, 신흥국에 유입되었던 자본이 유출되며 신흥국 자산 가격이 하락하여 금융여건이 악화하고, 성장이 둔화한다. 넷째, 자본 유출과 통화 약세 압력으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유동성 축소와 금융여건 악화로 이어진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미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금융과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해 왔다. 1980년대 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남미 국가의 외채위기는 미 연준 긴축정책으로 인한 미 달러화 강세가 배경이었다. 1990년대 후반의 아시아 금융위기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과 1990년대 중반의 미 달러화 강세가 원인이었다.
최근 사례로는 2012년 이후 신흥국 경제 부진과 2014년 이후 원자재 가격 하락을 들 수 있다. 이는 미 연준이 비전통적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정책기조를 바꾸면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던 것과 일치한다.
앞으로 미 연준의 금리정책 정상화 정책의 속도 여부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의 크기도 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 정상화가 미국 경제 회복세보다 빠르게 진행되면 국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인천지역 경제(2014년 기준 인천 106.6%, 전국 69.9%)에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지역 수출은 전국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반도체, 의약품 및 화장품 수출의 급증세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금리 인상 사이클 재개로 발생할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흥국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다음과 같이 대응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환율변동 위험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출지역 다변화, 비 가격 경쟁력 제고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투자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혁신, 지식기반서비스업의 육성 등으로 대외 충격에 강한 경제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은호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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