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재단이 2006년 제정한 상… 아시아 최초 수상 “파란곡절 시대와 자아의 조화 담담히 풀어내”
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 고은이 2월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국제시인상’을 수상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재단 중 한 곳인 로마재단은 2006년부터 매년 ‘시의 초상’(肖像)이라는 국제 시 축제를 개최, 2014년부터는 국제시인상을 제정해 세계적인 시인을 시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폴란드의 아담 자가예프스키(Adam Zagajewski), 스페인의 하코보 코르티네스(Jacobo Cortines), 영국의 캐롤 앤 더피(Carol Ann Duffy)가 수상했으며, 고은은 이 상의 네번째이자 아시아 시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그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수상기념 강연과 시 낭송을 함께 했다. 고 시인은 강연에서 “영광에 대한 자세에는 천진난만이 들어 있는지 모릅니다”라며 “나는 그런 다섯 살 아이의 어떤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나의 시는 첩첩이 고난을 견뎌온 한국어 속에서 태어났고 한국어는 거의 기적처럼 연면(連綿)이 이어와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한국어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또 일제식민지 시대를 거쳐 해방, 1950년대 폐허, 1970년대 한 노동자의 분신자살 등 암울했던 근현대사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이런 파란곡절을 지나면서 나는 시대와 자아의 조화를 추구했고, 시 한편이 나올 때마다 그 시의 시대는 다른 시대의 미래까지 아울러야 할 사명을 만났습니다”라고 자신의 삶과 시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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