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밖에서는 친구에게 의지한다. 그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곳곳에서 수시로 전화를 주고받거나 명함을 교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이 타인의 전화번호나 사진 속에 들어가 있으면 자신이 인맥이라는 큰 자산을 가진 듯 여긴다.
우연하게 지역사회의 지도자나 재벌급 기업가를 만나 인연을 맺게 되면 이번에 아주 중요한 인맥자원을 가졌다고 여겨 곤란한 일이 생기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갖는다. 진실로 일이 생겨 메시지라도 보내면 사실은 거의 답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계속하여 보내면 그 답은 “시간이 없다”이다. 이런 경우에 평소에 가지고 있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큰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많은 사람이 이런 거절을 당하는 경우에 사실 아주 중요한 점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오직 자원이 상호간에 평등할 때야만 상호간에 도움을 준다”는 것으로 유유상종이다.
이런 인맥이 바로 자본주의의 사회관계로 이익이 전제되어야 움직이는 한국식, 미국식, 일본식 관계이다. 그래서 중국식관계라는 말 속에는 자본주의 세계에서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한 문화가 존재한다고 여겨 ‘꽌시’라고 통용된다.
논어에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문화로 친구를 사귀고, 친구로 어짐을 보완한다)고 하듯이 유일하게 전통문화에 대한 소양으로 친구를 만드는 민족이 바로 중국인이다.
지금 시대의 중국인이 과연 그런가 하는 점에 대하여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비단이 장사 왕서방으로 우리보다 더욱 이문에 밝고 현실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인은 사업상의 거래를 하면서 단기간의 이익을 보고 끝낼 대상인지 아니면 친구로 사귀어 먼 장래의 일까지 도모해볼 수 있는 사람인지 관찰하는데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한다. 이런 경우에는 한국과 거래를 하는 중국인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아 우리가 이익을 얻는 것이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위 내용은 2016년에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어 절찬리에 방송된 연속극인 ‘중국식관계’를 보고 느낀 것이다.
이 연속극은 중국인들 스스로가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며 항상 전체적인 대국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시청자에게 일깨워주며 인생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최근 롯데가 한국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결과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이 어려움에 빠진 것은 물론이고 중국사업을 하는 한국의 다른 기업이나 개인도 대부분 곤경에 처했다. 롯데의 중국 이름은 ‘樂天’(락천)으로 중국에 진출해서 즐거움을 주고 받으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작도 어려웠고 지금은 거의 지옥에 들어간 상황이다. 백성을 위한 양국 정부의 현명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정학 한중경제문화교류중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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