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 세월호 인양] 생존학생들 “이번엔 꼭 만나자…”

“미수습자들에 미안한 마음뿐 온전히 인양돼 친구 찾았으면”

▲ 꼭 돌아오길 침몰했던 세월호 선체가 1천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전 안산시 단원고 416 세월호 기억교실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 추모 및 미수습자들의 수습을 기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 꼭 돌아오길 침몰했던 세월호 선체가 1천73일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23일 오전 안산시 단원고 4.16 세월호 기억교실을 찾은 한 시민이 희생자 추모 및 미수습자들의 수습을 기원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시범기자
세월호가 침몰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낸 생존학생들은 여전히 배에서 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생존학생들은 늘 붙어다니며 살가웠던 친구들과, 자신보다 제자를 아끼며 사랑한 선생님들을 단 하루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선체 인양으로 아직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친구들을 다시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23일 여대생이 된 생존학생 A씨(20)는 3년째 어둡고 깊은 바닷속을 헤매는 미수습자들에 대해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A씨는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하루 빨리 친구들을 만났으면 한다”며 “세월호 선체가 온전히 인양돼 친구들을 찾고, 사고의 진실을 밝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학생 B씨(20·대학생)는 “세월호 인양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는데, 막상 진짜 인양되는 것을 보니 기쁨보다 슬픔이 앞선다”며 “친구와 선생님이 안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올라오면 꼭 찾아가 만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산 단원고등학교에는 벌써 3년째 주인을 기다리는 미수습자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교장실 한쪽에 줄지어 서 있는 남현철, 박영인, 조은화, 허다윤 학생, 그리고 고창석, 양승진 교사의 책·걸상은 3년째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 교무실 1칸의 ‘기억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으로 임시 이전됐지만, 단원고 소속 미수습자 6명(학생 4명ㆍ교사 2명)의 물품은 이전되지 않고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3년간 ‘찾을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버텨온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을 통해 이번 만큼은 꼭 아이들을 품에 안으리라 다짐하고 있다.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다윤이의 옷, 신발이 모두 올라왔는데, 다윤이만 나오지 않았다”며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 딸을 꼭 찾아달라”고 간절히 말했다.

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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