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인양돼 다행… 진실도 함께 올라왔으면”
유가족, 선체 보며 눈시울 붉혀 “온전하게 인양되길 바랄 뿐…
내부 수색만큼은 충분히 진행을” 생존자도 “진실규명 계기 되길”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23일 새벽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에 세월호 유가족 홍영미씨(48·여)는 눈시울을 붉혔다.
아들 이재욱군을 가슴 속에 묻었던 지난 1천72일 동안 ‘세월호 진실규명’을 목 놓아 외쳤던 홍씨는 “뭐라 표현할지 모를 정도로 복잡한 심정”이라면서도 “그저 덤덤하고 허망한 기분이 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진실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었다”면서 “진상 규명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세월호 선체가 온전하게 인양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 TV로 인양 상황을 지켜보던 김내근씨(48)의 눈가도 어느새 촉촉해졌다.
김씨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세월호 선체 인양이 진행돼 다행”이라며 “선체 모습이 뉴스 화면에 나오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3년 동안 가슴 속에 묻은 자식을 다시 품을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목포 신항에서 이뤄질 선체 내부 수색은 미수습자 가족들이 원하는 기간만큼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세월호 선체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가족들은 온전히 선체가 인양되길 바라는 간절한 기다림과 함께 ‘세월호 인양은 진실 규명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문진수씨(가명·20)는 “그동안 선체 인양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이제서야 이뤄져 마음이 아프다”면서 “미수습자 중 같은 반 친구도 있고, 초등학교 동창도 있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66개 줄에 매달린 채 일부를 드러낸 세월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들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세월호 선체가 온전히 가족과 국민들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140여 개의 구멍이 뚫리고, 날개와 닻이 잘려 나갔지만 더 이상의 훼손 없이 우리 앞에 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정민훈 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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