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분열된 대한민국, 이제는 하나로 합쳐져야

▲
대한민국이 때아닌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시끄럽다.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졌던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는 마치 해방 후 좌우대립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고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며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언제 충돌할지 모를 긴장감을 주었다.

 

여기에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동원된 경찰버스와 경찰력은 마치 38선을 보는 듯해 씁쓸하기만 했는데 이처럼 대한민국에 때아닌 이념논쟁을 촉발시킨 사건은 아마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일 것이다.

 

탄핵을 찬성하는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책임한 국정운영과 측근과 함께 벌인 부정부패, 부조리를 심판하기를 원했고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은 무고한 대통령을 정치권에서 엮은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충돌 과정에서 일부 극우 보수단체들은 탄핵의 배경은 국가를 전복하려는 빨갱이와 종북좌파의 모략이라며 이들의 척결을 주장했고 탄핵심판의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탄핵을 인용함으로써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약 3개월간 계속된 국가혼란상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탄핵에 반대해 왔던 극우 보수단체들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저항해 거친 시위를 벌이고 있고 이러한 저항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념 혹은 세대 간 갈등이 더욱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탄핵 찬성론과 반대론이 외형적으로는 대등한 주체의 세력 다툼으로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국민의 대다수가 찬성쪽이기 때문에 이 같은 갈등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력 간 다툼이 얼마나 오래가느냐의 문제보다는 탄핵심판이 확정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국민 간 분열을 어떻게 봉합하는 것이냐일 것이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을 막고 나아가 분열된 국론을 봉합하고 갈등을 해소 시켜 민심을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것이 당장 우리 앞에 놓인 숙제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우선 정치권이 불필요한 분열을 방지해야 하고 사회지도층이 진영논리를 떠나 더 이상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거나 부추기는 식의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탄핵 찬성과 반대를 주장했던 양 진영 역시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해를 달리하는 집단과 집단, 정당과 정당 간 자유경쟁이 허용됐다고 해서 상호 간 반목하고 갈등을 일으킨다면 이는 국력을 낭비하는 일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살아있는 민족공동체의 정신을 회복해 국론통합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요한복음 17장을 인용해 메시지를 발표한 염수정 추기경의 뜻처럼 탄핵을 지지했든 반대했든, 이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법 앞에서는 그 누구나 평등하다는 진리를 반드시 인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선고가 국론분열을 종식하고 화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염원한 것처럼 다시 하나 된 대한민국을 기대해본다.

 

기길운 의왕시의회 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