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5일 수원시내 한 면세점이 손님이 거의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사 드 배치 결정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 공세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롯데에 대한 중국 당국 차원의 압박과 소비자 불매운동에 이어 한국 관광금지 등 민ㆍ관의 동시다발적인 한국 경제 옥죄이기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규제, 불매 운동 등 집중 난타를 당하고 있다. 3월 1일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유통시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일제점검에 이어 사이버 공격도 이어졌다.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 등 4개 언어로 운영되는 롯데면세점 홈페이지가 3시간여 동안 마비됐다.
중국 스낵 회사인 ‘웨이룽’은 사드에 대한 항의 표시로 롯데마트에 자사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고, 중국외교 싱크탱크인 차하얼(察哈爾)학회는 한국에 방문하려고 예약했던 롯데호텔을 갑자기 취소했다. 민·관 차원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든 압박이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3월 15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하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평소 이곳에는 중국단체 관광객을 맞는 여행가이드들이 20여명이 늘 자리했지만 ‘사드갈등’이 불거지면서 점차 감소, 이날에는 8~9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이번 가이드 일이 마지막이다. 실직할 위기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사드 보복은 중소기업과 관광업계 등 한국 경제 전방위적으로 번졌다.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도내 수출기업의 타격도 크게 우려된다. 지난 1월 경기도 전체 수출 금액 87억 700만 달러 가운데 대 중국 수출은 33억 2천7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의 38.2%를 차지했다. 두 번째 수출국인 미국(12.2%)보다도 비중이 세 배 이상이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5%로 가장 많다. 이처럼 경기도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무역규제가 가시화되면서 도내 수출 중소기업들의 우려도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류 바람을 타고 중국 시장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던 도내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 무역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성시 B업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하는 등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수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엔 중국 업체가 발주 주문서만 보내고 계약금을 미루는 일을 일삼아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중국 정부는 한국 단체관광 전면금지령을 내렸다.
경기도를 찾던 유커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 도내 관광지역은 급격히 얼어붙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은 하루 평균 수백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행궁을 둘러보고 어차 등을 이용했지만, 관광 금지 첫날인 3월 15일에는 단 한 팀도 찾지 않았다. 용인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역시 올 1~2월 중국인 단체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20% 줄어들었다.
정부는 3월 15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개별 업체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듣고 4천 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했지만, 대응이 지나치게 늦고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예고된 사태였는데다, 중국의 노골적인 ‘사드 보복’ 사례가 연일 이어졌지만, 정부가 직접 피해 상황을 듣고 파악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김태희 경기화장품협의회장은 “대기업이 사드 보복으로 인해 피해를 보면 그와 관련된 1·2차 벤더 등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사드로 인한 피해가 예상됐지만, 이에 따른 정부 대책은 전혀 없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무역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연구원 대회의실에서 3월7일 열린 중국인 한국관광 금지령에 따른 ‘경기도 관광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최계동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과 관광관련 업계 등 관계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에 따른 한국 여행상품 판매 전면 금지일을 하루 앞둔 3월14일 인천항에서 인천과 톈진을 오가는 국제여객선 천인호가 중국인 단체 여행객 여행자가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출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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