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공장은 2011년 시작된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실천전략에서 시작됐다. 인더스트리 4.0은 사실상 세계 최초로 4차 산업혁명 성공 모델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중심에는 지능형 공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모형은 독일과 일본에 이어 제조업의 부활을 꿈꾸는 미국에서도 정부가 나서 적극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정부가 ‘제조업 혁신 3.0’을 내세우고 보급을 위해 노력해왔다. 초기에는 표준화 지연과 초기 투자비용, 보안 및 산업 기밀 유출의 우려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고, 대기업들이 지능형 공장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도 지능형 공장 확산사업에 적극 나서 2020년까지 국내 1만 곳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지능형 공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먼저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최근 제조업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조선과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표산업이 사라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딜로이트와 미국경쟁력위원회가 발표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중국과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5위를 차지했지만 2020년에는 인도가 5위로, 한국은 6위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들이 지능형 공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되면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인프라 확산 등으로 국내 연관산업이 전환점을 맞게 되고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다음, 중소기업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1/3에 불과해 생산성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낙후된 공장시설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 현장을 지능형 공장으로 바꾸게 되면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삼성전자와 함께 2015년부터 지능형 공장 지원 사업을 벌인 120개 중소기업이 지난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들 중소기업은 지능형 공장으로 바꾼 뒤 매출이 65% 증가했으며, 불량률은 74%가 감소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지원 사업장을 전국에 1천 곳으로 늘리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교육아카데미’도 운영해 나간다고 한다. 이를 통한 협력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대기업의 생산성도 높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네트워크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능형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솔루션이 필요하다. 때문에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기술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적인 경쟁도 치열하지만 협력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과거 2년간 독일은 중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과 양국 간 IoT 연대를 위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또한 금년 5월 이탈리아 시칠리 섬에서 열리는 G7회의에서도 IoT를 중심으로 하는 지능형 공장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능형 공장은 단순한 제조 공정의 자동화 설비가 아니라 시장의 니즈를 반영한 물건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공장 시스템이다. 지능형 공장의 도입 확산을 통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다시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선두권을 넘보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정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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