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가 계속되는 구조적 상황에서 가정과 학교에서 발생하는 빈번한 사건ㆍ사고는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공정한 사회를 갈구하는 건 어쩌면 항상 가난한 사람은 가난할 수밖에 없다는 여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축구경기 중 페어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간혹 TV를 통해 누군가를 위해 국밥 한 그릇을 대신 기부하는 ‘착한 국밥 캠페인’이라든가 평생 순댓국 장사로 모은 돈을 기부한 80대 할머니 사연을 접할때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하고 느끼게 된다. 외국에서도 타인을 위해 커피를 대신 결제해주는 이탈리아의 ‘서스펜디드 커피’라든가 고객이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빈곤아동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보내주는 ‘탐스슈즈’라는 착한기업의 기부문화가 있어 사람들 입에 회자되곤 한다. 아름다운 기부가 감동으로 느껴지는 건 누구나 느끼는 보편적 감정인 것 같다.
기부는 감동을 느끼는 보편적 감정임과 동시에 더 큰 사회적 기능을 갖고 있다. 더 가진자가 덜 가진자에게 재화를 나누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완벽한 소득재분배 과정이기도 하고 따뜻한 밥 한 끼의 기부는 누군가가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밥값을 벌어야 할 시간에 더 필요한 다른 무언가 부족함을 채울 시간을 가질 수 있기에 ‘기부’라는 행위는 개인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기부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사회 곳곳에서 활력을 북돋아주기에 불안한 사회에 필요한 비타민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30일,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인 RCHC(Red Cross Honors Club)가 출범한지 4개월만에 지산도시개발 김창남 회장이 인천에선 첫 번째로 클럽에 가입했다. 김창남 회장은 인천 출신으로 학생들이 차별없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돈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년간 도우는 등 남몰래 선행을 해왔다. 1억원을 후원하는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100명을 넘으면서 더 이상 기부자를 찾기란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인천에서 어김없이 ‘선한 사람’이 또 탄생했다.
고액기부자의 탄생은 불안한 사회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그리고 4월 19일, 인천적십자사에 3명의 고액기부자가 연이어 탄생했다. 하나같이 소중한 기부를 하면서 더 많은 분들이 기부에 참여해 함께 더불어 사는 인천사회가 따뜻해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인천은 우리의 고향이다. 기부문화의 환한 빛이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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