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사내벤처 창업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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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내벤처(corporate spin-offs) 창업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의 융복합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기술 기반형 중소기업이 자원 배분에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과 연계성이 높은 사내벤처는 경제성장과 패러다임 전환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한 항목이 된다. 

오늘날 ICT기술의 융복합은 생산방식의 변화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품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은 종전 거대기업 중심의 ‘규모의 경제’ 생산체제에서 다품종 적량생산의 ‘효율의 경제’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사내벤처 창업은 경제 환경변화를 잘 반영하는 트렌드라고 하겠다.

 

최근 신기술 중심의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사내분사를 통해 제품주기 단축에 대응하고, 외부기업과 지식 격차(knowledge gaps)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내 벤처는 기존기업에 소속된 소집단이 기업 내에 새로운 조직이나 사업을 만들거나 조직 전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분야의 사내벤처 창업이 활발히 운영되었으나, 성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으로 정체되고 있다고 한다.

 

해외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대기업들이 중소·벤처기업과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사내벤처 창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IBM의 경우 직원 4명이 텍사스주 오스틴지역에서 Tivoli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오스틴시에서 최초로 실리콘밸리로부터 7.5억 달러의 벤처자본을 투자받았다. 이후 Tivoli의 사내창업 경험을 체득한 인재들은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26개사가 사내창업에 성공했다. 

그 중 77%가 투자유치, 39%가 M&A, 10명 이상이 연속창업(Serial Entrepreneurship)에 성공하여 오스틴지역은 연속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사내창업→분사벤처→M&A·VC변신→사내창업이라는 혁신적 창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면서 연속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때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벤처 창업이 활발한 적이 있다. 현대기아차, SK플래닛, 삼성전자, 삼성SDS, 카카오, 네이버 등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여 일정부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과 벤처기업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고급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사내창업의 중요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중견·벤처기업들도 대기업처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통해 사내창업을 활성화하면 사업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고, 기업내부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서 새로운 창업·벤처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협력재단에서는 작년에 도입한 상생서포터즈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기반형 창업과 사내벤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성공요인으로 꼽히는 자금조달, 전략 개발, 운영 등에 있어서 모기업과 중소기업청 등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창업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생계형 창업이 70%에 이르러 30% 미만인 기술 기반형 창업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비율은 선진국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어 기술 기반형 창업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기술 기반형 창업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5년 생존율은 29.0%에 불과하여, 미국 45.8%, EU 44.4%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비록 우리에게 주어진 창업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우리는 기술기반형 사내벤처 창업과 신생창업기업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적 아젠다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신기룡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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