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골수성백혈병 ‘급성화’ 이유 찾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연구비 지원·대안 절실”
김동욱(56·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 ‘코블1(Cobll1)’을 찾아낸 것.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지속되다가 항암치료에 실패할 경우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는 급성기로 전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그동안 세계 의학계는 이 급성기로 변화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매진했지만, 베일을 벗겨 내기란 쉽지 않았다. 이러던 중 김 교수팀이 14년 연구 끝에 세계 의학계의 오랜 숙제이자, 염원을 풀어낸 것이다.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이 만성기에서 급성기로 전환되는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의학계의 오랜 숙제였다. 이번 연구는 그 실마리를 푼 것”이라며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하고, 지난 14년간 해왔던 것 중에 하나를 이뤘다는 것에 보람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코블1’ 유전자를 찾아냈다는 것은 급성기로 넘어가는 환자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설사 넘어갔더라도 이를 억제하는 약을 개발해서 다시 만성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김 교수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치명적인 이유는 갑작스런 급성기 전환과 그에 따른 환자의 사망”이라며 “코블1은 이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한 연구와 지원이다. 한국백혈병은행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김 교수는 “한가지 분야만 연구하는 연구팀이 구성돼 있다는 점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여기에 연구비가 필요할 때 연구비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를 위해서는 처음 진단 때부터 치료 중간 중간의 환자 검체가 필요한데, 연구에 필요한 환자의 검체가 한국백혈병은행에 보관돼 있어 유전자를 추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유전자를 활용한 추가적인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유전자를 활용해 진단키트와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다.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이미 세계특허를 등록한 상태”라며 “환자에 대한 활용성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고, 연구사업단을 만들어 정부 연구비를 장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학연구 성과가 많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연구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연구비의 50%는 정부지원이고, 50%는 자체적으로 마련한다.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은, 더 많은 연구비 지원이 있었다면 조기에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보다 현실적인 연구비 지원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_송시연기자 사진_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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