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인천을 방문하고 있다. 월미도에 가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음식을 즐기고, 붉은색과 황금색이 어우러진 이국적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자유공원에 올라 여유롭게 숲길을 산책한 뒤, 서쪽편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동화마을이 보인다. 개항박물관, 근대건축전시관이 있는 개항장 거리에서는 오롯이 살아있는 근대사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개항 140년이 지난 도시인만큼 곳곳에서 새로운 관심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인천은 인구 300만을 돌파했지만 구시가지는 인구 감소, 고령층 증가, 건물노후도 심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의 주역이었던 부평, 주안, 남동 국가산업단지는 노후화되어 기반시설 부족, 교통 혼잡, 공해 발생 등 도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인천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구시가지 주변을 ‘인천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하고 역사, 문화, 관광, 해양 자원과 어우러진 합리적인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송도는 국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기찬 곳이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각종 국제기구, 국내·외 대학,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도 10만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역동성 속에서도 유념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구시가지의 역동성을 복원해야 한다. ‘인구 300만 돌파’라는 성과는 구시가지의 역사와 활력의 희생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근현대사가 살아있는 이 지역을 복원함과 동시에 젊은이들의 주거와 일자리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ICT 기술, 융복합을 위한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인천에는 2개의 국가산업단지와 10개의 일반산업단지에서 1만여 업체가 입주해 17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들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플랫폼의 제공이 필요하다. R&D, 판매 등 중소기업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대기업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여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인천, 시흥, 안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권 제조업 벨트 내 공존과 공생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위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미래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세계의 유수한 도시는 모두 깊은 역사를 자랑하고, 오늘도 끊임없이 현재를 과거로 만들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영욕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 낸 인천의 어제는 내일을 여는 훌륭한 자산이다. 미래를 꿈꾸는 인천, 이제 긴장되는 출발선에 서 있다.
김수종 LH인천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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