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후폭풍… 계파 갈등·지도부 사퇴·추가탈당 우려

한국당, 바른정당 탈당파 12명 복당조치 반발 만만찮아
국민의당, 3위 초라한 성적표… 민주당과 통합론 ‘솔솔’
바른정당은 추가 이탈땐 교섭단체 상실… 존폐 기로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5·9 장미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10여 년 만에 집권 여당이 된 반면 고배를 마신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ㆍ바른정당은 대선 패배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은 대선에서 2위로 선전했지만 여전히 당내 갈등의 씨앗이 남아 있고 국민의당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비상이 걸렸다. 또 바른정당은 대선 이후 구심점을 찾지 못해 당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태다.

■ 당내 갈등 불씨 남은 한국당

한국당은 홍준표 후보가 2위를 차지하며 선전했지만 계파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파열음이 예상된다.

 

홍 후보는 지난 6일 당헌 104조에 규정된 대선후보의 당무우선권을 근거로 서청원(화성갑)ㆍ최경환ㆍ윤상현 의원(인천 남을) 등 친박 의원들의 당원권 징계를 해제했다. 또한 김학용(안성)ㆍ박순자 의원(안산 단원을) 등 12명의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 조치도 단행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홍 후보의 특별지시로 이뤄진 만큼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당내 반대파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정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절차가 규정돼 있는데 후보 말 한마디로 절차, 규정을 무시하고 갈 수 있는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6~7월 중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또다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홍 후보가 당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잡음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당, 초라한 성적표

한때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국민의당은 한국당 홍 후보에게도 뒤지며 3위를 기록, 위기에 빠졌다. 당초 국민의당은 표류하던 보수층 표심과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표심을 흡수하겠다며 대역전극을 꿈꿨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며 고배를 마셨다.

 

결국 박지원 대표가 10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통합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통해 집권 여당의 지위를 얻었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된 만큼 각종 개혁과제 추진을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편이 유리하다.

 

더욱이 일부 호남의원들은 대선 과정에서 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대해 불가론을 낸 것을 패배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는 만큼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경우 통합론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추가 탈당 우려

바른정당은 당장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대결을 이어가야 하지만 대선 기간 소속 의원 12명이 탈당, ‘세 대결’에서 열세에 있다. 만약 추가 탈당이 발생해 원내 교섭단체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경우 한국당과의 흡수 통합 등 당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당 대표를 선출해 위기를 수습하고 내년 6월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당의 ‘맏형’ 격인 김무성 의원이 전면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범보수발 정계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만약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인 지방선거에서 보수 세력의 고전을 우려하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양측이 통합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송우일·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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