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재 뿌리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못지않게 많다.
운동권 출신 NL(비서실장), PD(민정수석)계 선두주자 두 사람을 좌우에 포진 시켰을 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은 긴장(?)했다.
지금도 여전하다. 취임 후 지시 1, 2, 3호로 나올 땐 5·16혁명 정권 시절이 떠올랐다. ‘문민 독재’인가 했다. “저러다~?”하는 우려가 있다. 국무총리에서부터 각 부 장관, 수석 등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인사 청문회를 보며 ‘내로남불’이라는 유행어(?)가 다시 회자되고 있음도 전한다.
사드 문제로 넘어가면 조마조마 해진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큰 덩치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나가겠다는 복안인 모양인데, 그래서 설치하겠다? 철수 시키겠다? 제3의 방안을 찾겠다? 모호성이라는 방책으로 시간을 벌겠다? 미국을 활용해 중국을 달래고, 중국을 이용해 미국을 다독이면 길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것인가. 미국에 사정하고 중국에 손 비비는 초라한 모양새로 보인다.
국격도 있고 국민적 자존심도 있는데…. 우리는 지금 ‘한국형 사드’라는 미사일 방어 체계(KAMD)를 개발해 2023년 실전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것과 이것이 다른가? 그럼 그것도 중국의 양해(허락)를 얻을 셈인가?
경제 보복(?), 이해는 된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의 경제 속국인가. 설득하고 안 되면 손 털면 된다. “이게 나라냐?”며 나라다운 나라여야 한다고(국내 문제-정의) 목이 아프게 외쳐온 게 이 정권 아닌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대국 틈바구니에서 살 길을 찾는 비루한 모습 같아서 마음이 안 좋다.
그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당하게 살 수 있는 방도도 있을 터인데. 그것을 국제정치, 국제외교 무대에서 발휘해야 하는 지혜라고 한다면 그건 약육강식 논리의 18~19세기 얘기이다. 당당해야 한다. 그것이 더 경제적이다. 우리가 중국과 교류한 지가 얼마나 됐다고… 그들 없이도 우린 살 수 있다. 살아왔다. 앞날을 생각하면 그런 각오가 절실한 때이다.
북한 문제로 가면 허둥지둥 서두르는 게 수상쩍기까지 하다. 아직 조각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미 2건의 대북 접촉 승인이 났고 곧 8건의 승인을 할 것이란다. 북한을 돕지 못해 안달이 났던 것 같다. 마치 막혔던 고향길이 열린 것인 양.
민주화세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기독교시민단체 ‘선민네트워크’가 지난 5월10일 막 출범하는 이 정권을 향해 던진 ‘우려’가 있다. “평화를 핑계로 북한 주민을 억압하는 정권과 유착하는 모습을 또다시 보여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일방적으로 북한의 편을 드는 소위 ‘주사파’인 종북 세력에게 절대 휘둘려선 안 된다”고.
기독교 단체들은 이 정부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추진을 공언한 개성공단 재개 및 대북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도, “북한 정권을 연장시키고 독재자를 배불리게 하며 북핵을 강화시키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 현찰을 건네는 대북지원은 절대 반대”라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 “동성애는 치유의 대상이지 그 자체가 인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못 박고 이슬람의 유입과 관련해서도 “이슬람의 대거 유입으로 고통당하는 유럽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했다. 충돌이 일어날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이 정부는 특히 대북 문제에서 다른 어떤 정권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송수남 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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