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좋은 일자리는 사내벤처창업을 통해

신기룡
신기룡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모든 국가에서 일자리 만들기가 핵심 아젠더 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상황에서 일자리 창출은 저성장을 타개하는 방안임에 틀림없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서 소비를 확대하고 나아가 경기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적절한 처방이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려면 양질의 일자리가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는데 있다.

여기서 우리는 실효성있는 방안으로 기술형 창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창업이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요국가와 비교해 볼 때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생계형이 63%에 이르는데 이 수치는 미국 26%, 핀란드 20%, 스웨덴, 이스라엘 13%와 비교할 때 엄청나게 높다. 반면 기술형 창업은 21%에 불과하여 미국 54%, 핀란드 66% 등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술형 창업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1년 1월 ‘미국 창업계획(Startup America Initiative)’을 발표하고 창업자금 지원, 창업 프로그램 확대, 대기업과 창업기업 간 협력강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은 2014년 ‘창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청년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두 정책 모두 생계형 창업이 아니라 기술형 창업 지원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추어 우리 역시 기술 창업에 집중해야 한다. 기술형 창업은 생계형 창업과는 달리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 방안으로 사내벤처(corporate spin-offs) 창업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다각적인 기술창업 활성화 대책으로 창업과 벤처 붐 조성의 기틀을 마련했으나 민간 주도적 기술창업은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도 있어 왔다. 이에 따라 최근 협력재단에서는 신기술 중심의 산업환경 구축을 위해 사내벤처 창업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급 기술인재들의 도전적 창업이 여전히 부족하고 창업 이후의 생존능력도 취약하다. 따라서 기술개발 경험을 보유한 대기업 및 중견기업내 기술 전문인력이 사내 벤처창업에 도전하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가지고 있는 시장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창업 성공률을 제고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핀란드 노키아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 이후 추락을 거듭하다가 13년 매각됐다. 그러나 노키아는 정부와 함께 퇴직자들을 위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앵그리 버드 등 수천개의 기술창업 기업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여 새로운 경제모델을 제시한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사내벤처창업 활성화를 통해 민간중심의 창업-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만들어 정부의 지원프로그램과 연계한다면 선순환적 창업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기술형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주요선진국에서는 최근 사내벤처 창업이 활발한 점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사내벤처창업은 중견벤처 기업들에게 총체적(disruptive) 혁신을 통한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고급 전문인력들이 기업내에서 얻은 지식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술창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이제 기술형 창업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신기룡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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