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입양 50년만에 모국 방문
김수경씨 친엄마와 만남 불발
미국 조지아주에서 두 자녀를 키우며 미용사로 일하는 김씨는 보건복지부와 중앙입양원 후원으로 해외입양인연대가 주최한 제10회 모국방문행사(First Trip Home)차 한국을 방문, 지난 25일 파주시청과 금촌동, 파주읍 등지에서 생모를 찾았다.
지난 1966년 7월 7일 파주(구체적인 지명은 모름)에서 태어난 김씨는 당시 캠프타운(기지촌) 여성들의 출산을 도운 금촌의원을 찾아 엄마의 출생기록을 확인하려 했으나 50년 넘은 당시 출산기록은 확인할 길 없자 크게 실망했다.
이어 김남주씨가 파주읍에 한동안 거주를 했다는 근거로 봉서2리 경로당을 찾아 2대에 걸쳐 이장을 맡은 조정석 이장(61) 등 어르신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친엄마 행적을 추적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했다.
다만 봉서2리에서 친부가 당시 파주읍에 주둔한 주한미2사단 79포대에서 근무했던 상병임을 확인했고, 친엄마와는 서울에서 친지 소개로 만나 파주읍에서 7개월 정도 함께 살다 미국 본토로 돌아간 것을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조 이장은 “ 김수경씨의 생모는 서울에서 정식으로 미군을 만난 것을 보면 소위 기지촌 여성이 아닐 수도 있다”며 “ 당시 파주읍 주둔 포대서 미군과 동거했던 여성들은 이름 없이 성만 부르거나 그마저도 예명을 사용해 기지촌 여성들의 행적 추적은 친모가 먼저 찾기 전에는 어렵다”며 안타까워했다.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린 김씨는 파주읍 봉서2리 마을 주민들에게 주소 등이 담긴 유인물을 건네며 “앞으로 친엄마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나오면 꼭 연락을 달라”고 신신당부하고 후일을 기약했다.
김씨는 “오죽했으면 태어난 지 17개월 만에 해외로 입양시켰겠느냐”며 “용서도 원망도 없다. 그냥 보고 싶다. 파주에서 친부에 대한 조그만한 소식과 1년여 동안 생활했던 기억을 찾았다는 건 축복이다. 한국을 계속 방문할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생모가 태어났던 곳에서 엄마와 함께 숨 쉬고 싶다”며 경북 영천으로 떠났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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