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능 적용받게 된 중2 “마루타 된 느낌” 당혹
현 체제로 치르는 중3도 “교육과정과 안맞아” 충격
“뭘 어떻게 준비하나” 경기·인천 교육현장 불안감 증폭
특히 새롭게 개편되는 수능에 대한 불안감을 떠안게 된 중학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 등은 ‘폭탄을 맞았다’며 반발하는 등 학교 현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31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교육부의 수능 개편안 1년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로운 수능을 준비하게 된 중학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서 중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K씨(42)는 “수능 개편안이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된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다”면서 “지금은 폭탄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S씨(44·여·화성)도 “수능이라는 폭탄을 돌리다가 결국 중학교 2학년이 떠안은 셈”이라며 “이제까지 아이를 위해 진로 교육에만 집중했었는데, 이번 발표로 사교육을 다시 시켜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수능 개편안의 당사자로 지목된 중학교 2학년 학생들도 혼란을 빚고 있다. 인천 연수구 A 중학교에 재학 중인 C양(15)은 “수능개편과 함께 고교 학점제나 내신 성취평가제 등 대입제도 전반에 대한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들었다”며 “당장 지금부터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수원 영통구 B 중학교 학생도 “친구들 사이에서 ‘수능 마루타’라는 말이 돌 정도로 학교가 시끄럽다”며 “막연함에 고민스러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기존 수능과 동일한 체제로 시험을 치르게 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수능과 교육과정이 맞지 않는 초유의 사태로 충격이 더 크다. 교육부가 수능 개편 1년 유예 방침을 결정하면서 내년부터 새로운 교육과정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배우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바뀌지 않은 기존 수능을 그대로 보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구의 한 중학교 3학년 P군(16)은 “수능과 교육과정이 맞지 않아 학교 수업에만 의지할 수 없을 것 같다”라며 “최근에는 수시모집 비중이 크기 때문에 내신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교육단체들은 교육부 발표에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김재춘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사실상 정부가 시급하게 정책을 결정하려는 부분이 보여진 게 사실”이라며 “늦게나마 기존 개편안을 취소하고 새로운 방향을 세운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육부 개편 유예는 정권에 따라 대입제도 바뀌는 전철을 답습한 것”이라며 “교육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책의 불신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1년 유예기간 동안 고교 내신 절대 평가, 고교 학점제, 학생부종합전형 개선 방안 등 고교교육을 정상화하는 대입제도와 수능제도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경희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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