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휘모 기자가 시청 청원경찰 일일체험을 위해 안양시 청사를 방문, ‘안전안양 Say’ 캐릭터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기자는 공무원이 아니다. 그럼에도, 매일같이 청사로 출근한다. 물론 별도의 사무실도 있지만, 업무 특성상 공무원들을 많이 대면해야 하고 취재 활동에서도 청사를 방문해야 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청사 내에서 수많은 공직자와 안면을 익히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안양시청을 출입하는 기자도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자와 하루에 몇 번씩 마주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양시청 청원경찰들이다. 시청을 방문한 이들이 가장 먼저 정문에서 마주하는 사람들, 즉 안양시청의 ‘첫 얼굴’인 셈이다.
항상 따뜻한 미소와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안양 관내 최고 주요시설인 시청의 치안을 담당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는 이들을 민원인들은 간과하기 쉽다. 책임감으로 무장하고 한결같이 밝은 미소로 방문인들을 맞이하며 긍정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들의 일상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이유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청원경찰 업무 익히기
투입 전 업무 숙지를 위해 청원경찰 사무실을 찾았다. 그곳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 눈인사를 주고받았던 장진규 반장(57)이 기자의 이름까지 적힌 푸른색 제복을 준비한 채 기다리고 있었다.
청사방호 총괄을 담당하는 장 반장을 포함한 총 7명으로 구성된 안양시 청원경찰은 2인 1조로 오후 6시까지 교대 근무를 선다.
준비된 업무매뉴얼을 어설프게나마 숙지한 후 베테랑 장 반장과 함께 시청 본관 1층으로 투입, 청원경찰 업무를 시작했다. 하루 평균 200여 명의 방문인이 통과하는 청사 정문. 정문을 통과하는 민원인들을 상대로 문을 개방해주며 인사를 건넸다.
장진규 반장(사진 왼쪽)이 기자에게 안양시청 청사 위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을 개방하고 짧은 인사를 건네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다. 그러나 눈을 마주하며 밝은 미소를 보내는 일이 생각보다 너무나 어색하고 곤혹(?)스럽기까지 했다.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장 반장은 “입꼬리가 한쪽만 실룩 올라가면 냉소로 보일 수가 있다”면서 직접 미소 시범을 보여줬다.
그때 한 남성 민원인이 다가와 “경제정책과가 몇 층이죠?”라는 질문을 던졌다. 청원경찰은 민원인을 안내해야 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기자가 매일 같이 출입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헷갈리는 것은 어찌 할 수 없었다.
다음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기 위해 부서별 위치를 다시 한번 꼼꼼히 확인했다. 이후 동안 구청을 가는 방법, 식당의 위치 등 밀려드는 안내 요청에 하나하나 응대하며 ‘인간 내비게이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시청의 수문장!… 철통 청사 방호
다음 임무는 청원경찰의 본연의 임무라 할 수 있는 청사 방호였다.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으로 구성된 청사 곳곳의 상황을 점검하고 혹시나 있을 불상사를 사전에 제거하려면 청사 내 순시는 필수다.
특히 3층에는 시장실을 비롯해 실·국장실이 있어 가끔 강성 민원인들이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불시 항의 방문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긴장되는 곳이기도 하다. 본사 정문에서 청사 개방을 하며 민원인들을 상대했을 당시 온화했던 장 반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장 반장의 눈빛은 매서웠다.
장 반장은 “청원경찰은 시청을 찾는 많은 집회자와 항의 민원인들을 수시로 상대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단련돼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평소 강인한 체력 관리와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안내데스크에서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다.
이후에도 지하실, 지하주차장, 외곽 순찰 등 청사 곳곳을 샅샅이 마치고 교대 근무자에게 특이사항 등에 대한 인수인계가 이뤄지며 체험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미 시계는 오후 5시를 넘고 있었다. 푸른 제복을 환복한 후 송고실에 들려 미처 챙기지 못한 기사들을 작성했다. 그리곤 미리 잡혀 있던 저녁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서둘러 짐을 꾸렸다.
청사를 빠져나가려고 정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장 반장과 청원경찰 2명이 기자를 반겨줬다.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밝은 미소로 문을 개방해 주는 이들을 보니 불과 1시간 전에 잠시 함께 했던 체험 경험 때문인지 적잖은 동지애가 생겼다.
기자 역시 아직은 어색하지만, 오늘 배웠던 환한 미소를 보이며 “늘 고생하십니다”는 말과 함께 값진 청원경찰 체험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경기일보 뉴스 댓글은 이용자 여러분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건전한 여론 형성과 원활한 이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사항은 삭제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경기일보 댓글 삭제 기준
1. 기사 내용이나 주제와 무관한 글
2. 특정 기관이나 상품을 광고·홍보하기 위한 글
3. 불량한, 또는 저속한 언어를 사용한 글
4. 타인에 대한 모욕, 비방, 비난 등이 포함된 글
5. 읽는 이로 하여금 수치심, 공포감, 혐오감 등을 느끼게 하는 글
6. 타인을 사칭하거나 아이디 도용, 차용 등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침해한 글
위의 내용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이거나 공익에 반하는 경우,
작성자의 동의없이 선 삭제조치 됩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