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성공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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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1일, 드디어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었다. 2002년 12월부터 오랜 시간 동안 인천시민단체 및 지자체 등이 노력한 결과 해양박물관 건립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인천지역사회는 그동안 해양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해양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국회와 중앙정부 등 관계기관에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은 지난해 인천발전연구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사전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률(BC)이 1.2로 경제성이 확인되었다.

 

인천은 오랜 역사를 가진 내항과 최첨단 물류기능을 갖춘 신항 등 다양한 항만 시설이 있고, 수도권 2천5백만 시민과 크루즈·인천국제공항 이용자 등 엄청난 관광 수요를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도시이다. 앞으로 해양박물관 건립사업과 개항 창조도시사업을 연계하여 추진한다면 세계적인 해양 관광지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 계획에 따르면 해양박물관은 월미도 갑문매립지 2만7천여㎡에 지상 4층·연면적 2만3000㎡ 규모로 사업비 총 1천315억원을 들여 2024년에 개관될 예정이다. 해양박물관은 ‘개항도시’ 인천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해양수산업의 발자취, 생태·갯벌 자원 등 인천의 특화된 콘텐츠와 우리나라 전체 해양수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채워질 것이다. 하지만,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이 아직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기획재정부에서 실시할 ‘예비타당성조사’라는 더 큰 관문이 남아있다. 이를 통과해야 비로소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국토해양부 해양정책과장으로 일하면서 부산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을 담당한 바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박물관을 만든다는 중압감으로 박물관의 규모와 미관 등 외형에 더 치중하는 바람에 내부 전시물을 비롯한 콘텐츠 확보에 좀 더 정성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를 교훈 삼아, 필자는 순조롭게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키고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박물관이자 국내 해양문화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 범(汎)시민운동으로서 ‘해양유물 수집운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금 당장 인천시를 비롯한 유관기관, 업계 및 단체와 시민들은 함께 힘을 모아 전국 각지에 흩어진 해양유물 모으기를 시작해야 한다. 인천 영흥도에서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선박으로 현재 목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보관된 ‘영흥도선’, 1903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로서 인천항을 출입하는 수많은 선박들의 안전운행과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기여한 ‘팔미도 등대’의 각종 장비, 1974년 준공된 최초의 컨테이너부두인 인천내항 4부두에 위치한 ‘한진 컨테이너부두’ 장비 등 전국 각지에 인천을 대표하는 상징성 있는 유물들이 흩어져 있다. 인천의 해양역사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이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이 바래고 사라지기 전에 시급히 이를 한데 모으는 것이 절실하다.

 

해양유물 수집운동이 활발해진다면 지역사회의 관심 증대를 유도하고 향후 해양박물관의 활용가능성을 높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도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임현철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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