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세종시로 본관 이전 추진
동일대지 카드 다시 꺼낼 가능성
국내 유일한 생활문화박물관인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비 440억 원을 들여 파주에 신축하려는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 건립계획(본보 2016년 12월22일자 13면)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립민속박물관 본관 세종시 이전 검토로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국립민속박물관 운영 효율성을 들어 관련 예산 편성조건으로 본관ㆍ수장고 분리가 아닌 ‘동일 대지 운영’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국립민속박물관(민박), 파주시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현재 경복궁 경내에 있는 국립미술박물관을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로 옮기기로 하고,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부지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민박은 지난해 말 문화재청의 경복궁 2차 복원정비기본계획(2011~2030년)에 따라오는 2031년 철거, 동일 대지 운영을 예산 편성조건으로 내세운 기재부를 설득해 본관은 서울 용산공원 내 문체부 부지, 파주에는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 등을 지어 이원화하기로 했다.
개방형 수장고는 국비 440억 원을 들여 오는 2020년까지 파주시 탄현면에 대지면적 6만5천㎡, 연면적 1만㎡ 등의 규모로 전시ㆍ교육ㆍ체험기능을 담당토록 했다. 신한종합건축사무소의 ‘시간’(示間)을 설계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민박의 이 같은 계획은 그러나 지역 균형 발전을 내세운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변화를 맞게 됐다. 민박이 새로 들어설 용산공원 부지가 기존 박물관 면적보다 약 3천㎡ 좁아 세종시 중앙공원 주변 19만㎡ 규모의 국립박물관 단지로 이전이 협의 중이다.
문제는 민박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되면 동일 대지 운영을 고수해온 기재부의 예산편성방침에 따라 파주 건립 예정이던 개방형 수장고 및 정보센터 등의 건립이 무산되고 세종시로 본관과 함께 동시에 이전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다.
파주시 한 관계자는 “지역 문화인들은 기재부의 동일 대지 운영원칙으로 자칫 민박의 세종시 이전이 현실화되면 파주 개방형 수장고 건립계획도 동시에 이전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민박 본관의 세종시 이전이 협의 중인 건 사실이지만 아직 건립되지 않은 파주 개방형 수장고의 동시 이전은 현재로선 검토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46년 경복궁에 문을 연 국립민속박물관은 연 25억여 원의 예산으로 조선~근현대 보존가치가 높은 가구, 그릇, 의식주 관련 생활문화용품 등 12만4천여점을 수집, 보관하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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